오종우. 예술수업.
2부 보이는 것 너머를 보려면
4강. 불완전한 인간의 완전한 비극
무엇을 가늠하여 재는 기준을 척도 measure라고 한다. 무엇을 다른 무엇과 마주 대어 견주는 일을 비례 comparing라고 한다. 척도와 비례는 대상을 인식하는 방식이 된다. 그런데 예술은 어쨋든 인간의 행위이다. 다라서 이간의 행동양식은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이자 주제이다.
드라마는 극단성과 집중성을 내포한다.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시간과 공간과 행위의 3일치를 요구한다. 드라마는 집중된 시간과 공간 속으로 인간의 특정한 행위를 몰아 넣어 극적인 상태를 연출한다.
대화는 동일한 주제를 놓고 상이한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다. 같은 주제에 다른 견해응 내놓는 상대를 보면서 자신의 시야가 넓어진다. 자기 주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타자를 통해 자기 시야를 넓히는 행위, 그것이 대화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에 관해 다룬 '시학'에서 비극을 이렇게 정의했다. "비극은 완전한 행동의 모방이다."
비극의 행동이 '완전하다'는 뜻은 비례와 척도의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즉 비극의 행동은 열정, 능력, 그리고 추구하는 가치가 조화를 이루어 인간의 고귀함을 보여준다. 영웅은 초능력을 지닌 슈퍼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영웅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인간의 가치를 보존하는 인물을 뜻한다.
반면 희극은 비례와 척도의 차원에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비극을 보면서 행동의 양식을 진지하게 숙고할 수 있었다.
5강 꿈과 현실의 이중주
꿈의 실현, 풀어 말해서 꿈이 현실이 되는 것, 그것은 꿈이 아니라 현실을 기반으로 해야만 가능합다. 현실을 굼으로 가져갈 수는 없다. 그것이 몽상이나 망상이다. 꿈을 현실로 내려오게 해야 한다. 그래야 굼이 실현된다. 현실[現]에서 열매 맺는다[實] 하는 실현[實現]이라는 말 그대로 꿈이 현실에서 열매 맺어야 꿈이 이뤄진다.
살아가면서 꿈은 언제나 필요하지만, 막연한 꿈은 희망을 안겨주기보다는 절망을 낳는다. 절망은 꿈의 반대말이 아니니까. 오래된 꿈이 절망이다. 고달픈 현실을 탓하며 막연하게 꿈만 꾸던 사람들에게 "고도를 기다리며"는 무의미한 부조리극이 아니라 매우 충격적인 현실극인 셈이다.
6강 그림에서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우리는 그림에서 화가의 시선을 본다. 거기에 그려진 사물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 대성을 바라본 화가의 시선을 보게 된다...주변에서 자주 봐왔던 것일수록 화가의 시선을 알아차리기가 좋다. 특히 예술가의 새로운 시선을 느기고 나서 다시 그 대상을 보면 없는 줄 알았던 새로운 세계가 열리게 된다.
본다고 하는 시각은 이해하다, 익숙하다, 느끼다, 입장을 표하다, 사랑하다, 증오하다 등 여러 감정이나 가치평가와 폭넓게 어울린다... 대상을새로운 시선으로 파악하여 이정과는 다른 대상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창조이다. 그래서 창조성은 독창성을 뜻한다. 대상이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시선이 창조되는 것이다.
미술사는 바로 시선의 변화사이다. 그래서 미술사는 곧 문화사이기도 하다. 시선에는 세계관이 담기므로.
수련이나 삭과를 바라보는 시선을 담은 것이 예술작품이다. 에술은 무언가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무엇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에술작품을 통해 새롭게 보고 듣고 느끼며 더 잘 이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형상은 단순히 거울처럼 대상을 비추어 모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정신이 각인된 것이다....그림을 그리는 붓이 정신을 수양하는 서예의 도구이기도 한 것처럼, 동양의 형상은 만믈의 기운을 표출하는 일이기도 했다. 중세유럽의 형상은 현세보다 인간이 추구해야 할 저 세상을 담아냈다.
칸딘스키는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에서 먼저 예술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를 말한다. 삶을 악함과 쓸모없는 유희로 변질시킨 뮬질주의 악몽에서 벗어나 우주 만물의 생명을 되살리는 일이라고....物化한 세계의 문제는 현실성을 상실한다는 데 있다. 물화한 인식은 대상을 계량화해서 보며 그것을 객관적인 현실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대상의 본질을 덮는 수치로 사물을 파악하여 현실을 왜곡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게 물화하면 각각의 개성은 없어지고 영혼도 소멸한다. 이러한 연유에서 칸딘스키는 물질주의가 만물의 생명을 악함과 쓸모없는 유희로 변질시킨다며 추상예술작업을 시작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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