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 박시백 작가가 그리고 쓴 일제 강점기
조선왕조실록을 20권의 만화로 그리고 써냈던 박시백 작가님이 이번에 또 큰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우리 나라가 겪었던 치욕의 35년을 만화로 그려내는 엄청난 도전입니다.
그것도 하나의 완성된 텍스트를 만화로 컨버전 하는 단순(?) 작업이 아닌 수 많은 책에서 뽑아 낸 사건들을 시간에 맞게 재배열하여 작가 스스로의 오리지널 작품으로 만들어 내는 작업입니다.
저로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엄청난 작업량이라 그저 놀랍고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그 엄청난 작업의 첫 결과물이 1910년 강제 합병에서부터 1925년까지 15년의 시간을 3권으로 정리하여 출간되었습니다(정확히 말하면 16년이겠지요).
지금까지 일제시대를 다룬 일반 교양 서적들을 보자면
첫번째, 시간이라는 큰 줄기를 따라가면서 세세한 사건들이 묻혀지거나
두번째, 세세한 사건들을 하나씩 살펴보다보면 시간의 앞뒤가 혼란해져 사건들의 연대를 맞추기 어려워져서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사건들의 연결성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나온 35년 시리즈는 일제 강점기 36년을 5년씩(첫권은 6년)으로 나눠서 각 기간 별로 벌어진 사건을 설명하고, 각각의 사건이 다른 사건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사건 진행을 파악할 수도 있고, 역으로 특정 사건이 언제부터 어떻게 진행 되었는지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건의 인과 관계가 잘 설명되어 있어 독립 투쟁 과정에서 지금까지 애매하게 이해하고 있던 문제들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즉, 1910년 이후의 독립 운동 과정을 머리 속에 새롭게 그려낼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각 권마다 책말미에 각 기간별의 연대표를 따로 정리했고, 각 권에 등장한 주요 인물들에 대한 설명과 주요 문서의 전문을 수록하였습니다. 어찌보면 만화책이라기 보다는 그림이 많은 역사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아마도 박시백 작가님은 숱한 밤을 지새우며 일제 강점기 35년을 연구하고 또 연구하셨을 겁니다. 쉽게 짐작할 수 없는 고통에 가까운 일이었을 것이고, 그 연구물을 자신의 오리지널 텍스트로 만들어내는 과정은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책을 읽는 내내 그 노력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었는데, 과연 어떤 사명을 가져야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스스로 묻고 또 묻게 되었습니다.
2019년까지 총 7권의 책으로 펴낼 예정이라고 하시는데, 그 동안 무탈하게 작업하시기를 기원해 봅니다.
일제가 어떤 만행을 우리 민족에게 저질렀는지, 친일이 왜 나쁜 것인지,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진짜로 무능하고 게을렀는지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었으면 합니다.
추천 대상 : 조선왕조실록을 독파하신 독자들
조선왕조실록을 읽지 않으신 모든 독자분들
비추천 대상 : 없음
감사합니다.
[출처] 35년 - 박시백 작가가 그리고 쓴 일제 강점기|작성자 포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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