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인가 "조지아"인가?
조지아를 다녀온 뒤 사람들에게서 어디를 다녀왔느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
조지아를 다녀왔다고 하면 미국 남부의 아틀란타가 있는 조지아 주를 다녀왔느냐고 한다.
그게 아니고 그루지야라고 불리던 조지아를 다녀 온 것이라고 하면 그제야 "아! 소련연방에 속했던 나라"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조지아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명칭은 조지아이다.그런데 그루지야는 무엇인가?
조지아는 제정러시아 시절과 소비에트 연방의 일원으로 있던 동안에는 줄곧 그루지야란 명칭으로 불렸다.
그런데 조지아가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뒤인 2008년에 조지아는 러시아와 전쟁을 하게된다.
남 오세티아 지방의 분리독립주의자들을 진압하려고 하자 러시아가 개입함으로서 일어난 전쟁이었는데
(마치 요즘 우크라이나의 동부지방에서 친러주의자들이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주장하고
러시아가 친러주의자들을 지원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친러세력간에 분쟁이 발생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전쟁의 결과는 물론 조지아의 참패로 끝났다. 영토의 일부를 러시아에 빼았기고 많은 피난민이 발생하였다.
서구열강의 중재로 더 큰 피해없이 전쟁이 끝나기는 했으나
조지아는 화가 나서 러시아와 외교관계를 단절하였고 러시아와의 국경도 폐쇄하였다.
2010년에 조지아 정부는 자기나라의 국호가 그루지야(Gruziya)가 아니고 조지아(Georgia)라고 선포하였다.
그루지야는 러시아식 명칭이라는 이유였다.그러나 영어식 명칭인 조지아를 선호한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기도 하였다.
그 당시의 대통령이던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조지아가 살 길은 친서방정책을 펴서
나토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여러가지 친 서방정책을 펴 나가자 러시아가 견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조지아는 자신들이 우방이라고 생각하는 나라들에 조지아라고 명칭을 변경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미국과 우리나라등은 즉시 조지아의 요청에 부응하여 조지아란 명칭으로 부르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조지아의 주변국가들인 터키나 이란 같은 나라들과 옛 소련의 연방국가였던 리투아니나 라트비아 같은 신생독립국들은
오랫동안 사용하던 나라의 명칭을 조지아 정부의 요청만으로 바꿀 수는 없다고 하면서 계속 그루지야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의 이웃나라인 일본도 조지아 정부의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하고 계속 그루지야를 사용하고 있다.
백과사전들도 조지아를 사용하거나(두산백과) 그루지야를 고수하거나(브리태니카 백과) 하면서 혼선을 빚고 있다.
2010년의 대통령선거에서 10년간 집권하던 친서방 성향의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퇴임하고
"그루지야의 꿈"이라는 야당이 집권함으로써 다시 나라이름을 그루지야로 바꾸게 되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하지만
아직은 조지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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