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의 가장 높은 곳을 향하여
희망봉40 2014.07.08 06:04
메스티아에서의 둘째날 우리들은 우쉬굴리 마을을 향하여 떠난다. 우쉬굴리 마을은 조지아 아니 유럽전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을이다.
이 마을에도 다수의 스반타워가 있어서 메스티아의 그것들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이다.
우쉬굴리 가는 길은 무척 험해서 전날 비라도 왔으면 길이 막혀서 못 갈 수도 있는데 다행히 날씨가 좋아서 우리의 행차에 지장이 없다.
그렇지만 대형버스는 역시 갈 수가 없어 미니 버스 3대에 나누어 타고 떠났다.
우리가 가는 길은 줄곧 코커서스 산속길인데 이런 산간에도 스반타워가 서 있다.
산속의 자연부락에도 스반타워가 몇개 보인다.눈덮인 설산과 협곡 그리고 그 아래의 꽃밭과 마을의 풍경이 정말 그림같다.
다시 우시바산을 볼 수 있는 곳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게 해 준다.
용변을 보아야 할 시간이 되니 이런 자연수세식 화장실을 만난다.
용변을 보면 급류에 연결된 관을 통해 수세식으로 처리해 주니 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화장실이라고 한다.
일행들이 교대로 용무를 보는 동안 아내는 하천변에 무성한 야생화를 보느라고 정신이 없다.
뒷쪽에 농가가 있는데 노인 두사람이 소 두마리가 끄는 쟁기로 밭을 가는데 절절 맨다.
군대간 아들이 마침 찾아와서 도와주니 밭갈이가 쉽게 진행된다. 아 젊음의 힘이여!
시원한 계곡물에 손을 씻는데 내 친구는 소의 배설물을 밟아서 신발을 닦느라고 고전을 하고 있다.
낡은 스반타워이지만 그런대로 뒷배경의 흰구름과 초록 풀밭 그리고 한창인 꽃과 어우러져 멋진 그림을 이루어 낸다.
역시 멋진 그림이다.
드디어 우쉬굴리의 아랫마을에 도착하였다. 우쉬굴리는 세 개의 마을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래쪽에 있는 두 개의 마을은 몇년 전의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어 주민들중에 마을을 떠난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지진으로 집은 무너졌는데 집보다 높은 스반타워는 멀쩡히 서 있는 것을 보면 옛사람들의 축성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나보다.
윗마을에 도착해서 처음 만난 것은 학교이다.
우쉬굴리 마을에는 70세대 200명의 주민이 산다고 하는데 교회와 학교가 각 한 개씩 있다.
마을의 제일 뒷쪽 제일 높은 언덕위에 교회가 서 있다. 성마리아 교회인데 그 역사가 무척 오래되었다고 한다.
교회를 이토록 높은 곳에 지은 이유는 한발이라도 더 하늘나라에 가까이 가고싶은 염원의 발로라고 하였다.
우쉬굴리 마을은 해발 2,300m 높이에 있어서 조지아 아니 전 유럽에서 가장 높은 마을이라고 한다.
우쉬굴리 마을 뒷쪽에 멋있게 생긴 산이 있는데 이 산이 바로 조지아에서 가장 높은 시카라(Shkhara)산이다.
이 산은 해발 높이가 5,201m로 조지아에서 가장 높은 산일 뿐 아니라 코커서스의 고봉들 중에서도 세번째로 높은 산이다.
역시 높은 산은 높은 산인지라 정상은 끝내 보여주지 않는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조지아의 가장 높은 곳 두 가지를 본 것이다. 가장 높은 마을과 가장 높은 산!
쉬카라 산의 정상을 볼 수 있을까 마음조리며 보다가 포기하고 교회구경부터 하자고 교회 안마당으로 들어섰다.
이 교회의 건물은 볼 것이 없지만 그 역사는 12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교회의 내부는 사진촬영금지이다. 조지아의 다른 교회들에 비해 특별히 다른 점은 없는 것 같다.
그 대신 사제님이 나오셔서 함께 사진을 찍어 주신다.
종탑도 없이 종 3개를 나무에 매달아 놓았다.
교회 뒷문으로 나오니 바로 내리막 언덕인데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천국이 따로 있는가? 이처럼 아름다운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하는 것이 바로 천국이 아니겠는가?
내 친구는 이번여행을 위하여 새로 장만한 카메라로 무엇을 찍으려는지 가장 낮은 자세를 취하려고 애쓰고 있다.
우리 일행들은 스마트 폰으로 이 아름다운 경치를 담느라고 여념이 없다.
여학교 동창생인 이 두 사람도 행복이 넘쳐 보인다.
코커서스의 쉐퍼드인 이 개와 좀 친해보려교 애쓰지만 개는 마음을 주지 않는다.
전형적인 우쉬굴리 마을의 집이다, 돌로 벽을 쌓고 너와로 지붕을 얹었는데 창문은 없거나 아주 작게 만든다.
1년 중 여섯 달은 눈 속에 파묻혀 살아야 하는 마을 사람들의 생존의 지혜인 것이다.
안젤리나 게스트 하우스라는 소박한 간판이 달려 있는 이 집에서 우리가 가져 온 도시락을 먹는단다.
혹시 비가 올지도 모르기때문에 만일을 위하여 박사장이 조치를 취해 놓은 것이다.
날씨가 좋으니 야외의 풀밭에서 먹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게스트하우스와 약속을 했으니 실내에서 먹어야 한다.
이 집에서는 스프와 빵 그리고 차를 준비해 주도록 부탁하였다고 한다.
이 집의 주인이 참 친절하다. 행여 우리가 불편하지 않을까 조심하며 서빙을 한다.
이 집에서는 장수마을에서 장수 비결의 하나로 꼽던 스반소금을 판다고 한다.
박사장은 장수에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맛은 라면 스프 맛 비슷한데 허브를 섞어 만든 것이라니
가능하면 조금씩이라도 사주면 좋겠다고 한다.
이해관계 없이 가난한 이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려는 박사장의 따뜻한 마음에 끌려 여럿이서 소금들을 샀다.
게스트 하우스 주인내외와 예쁜 딸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다. 부자 되세요!!
게스트 하우스에서 내려오면서 보니 쉬카라 산 아래 계곡에 들어선 우쉬굴리 마을이 참 아름다워 보인다.
하지만 이 안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참으로 고달플 것 같다.
지진으로 무너진 집들이 보이는 아랫마을의 모습이 참혹해 보인다. 지진으로 인명피해도 많았다고 한다.
소 두 마리가 끄는 수레가 지나는데 바퀴가 아닌 썰매가 달려 있다. 6개월이상 눈이 덮이는 이곳에서는 이것이 더 효과적이겠다.
인상깊은 우쉬굴리 마을을 선뜻 떠나기가 아쉬운 우리들은 잠시나마 마을 길을 더 걸어내려가기로 했다.
무너진 집들 앞에 있는 텃밭을 갈고 있는 농부들을 본다. 이들은 밭에 주로 감자를 심는다고 한다.
코커서스 쉐퍼드 개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개울에 물을 마시러 온 것이다.
코커서스 쉐퍼드는 팔다리가 굵고 근육이 발달해서 힘이 좋고 충성심이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양이나 소를 몰 때에 후미에 서서 이탈하는 동물들을 감시하고 몰아넣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아내의 뒷쪽에 검은 선으로 구획된 땅은 농민들이 허브를 재배하는 구역이다.
왔던 길을 되돌아서 메스티아로 돌아온다. 갈 때에 놓쳤던 협곡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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