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교육/2. 지구촌·유대

[스크랩]브라질 한인사

양선재 2014. 6. 17. 21:42

재외동포의창


 한인의 브라질 이민 역사는 1962년 12월 18일 부산항을 떠난 네덜란드 선박 치차렌카(Tjitjalenka) 호가 2개월 가까운 긴 항해 끝에 1963년 2월 12일 브라질 산토스항에 도착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선박에는 103명의 한인이 타고 있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1962년 3월 해외이주법이 제정·공포된 이후 최초의 공식 이민이었다. 1차 이민 이후 1963년부터 1966년까지 5차례에 걸쳐 1천300여 명의 농업 이민자가 브라질 땅을 밟았다. 1971년에는 1천400여 명의 기술 이민자가 브라질로 이주했다. 1972~80년에는 미국 이민을 위해 파라과이와 볼리비아를 경유지로 삼았던 한인들이 브라질로 대거 이주했다.

이 과정에서 1970년 1월 초를 기준으로 이민자들을 ‘배 타고 온 세대’와 ‘비행기 타고 온 세대’로 나누기도 한다. 배를 타고 온 이민자 중에는 북한에 고향을 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한국전쟁의 아픈 경험과 고달픈 실향민 생활을 벗어나려고 이민을 택한 것으로 짐작된다.

1980년부터는 연고자 초청 등을 통한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브라질 한인사회는 양적·질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상파울루 시내 봉헤치로와 브라스를 중심으로 5만여 명의 한인이 거주하는 견실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1970년대 초반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봉제업에 종사하던 기술자 2천여 명이 브라질에 온 것을 계기로 한인들은 의류업에 적극 진출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들어 한인들이 운영하는 의류업체가 크게 늘어났고, 30여 년이 지난 현재는 한인의 80% 정도가 의류업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다.

한인들의 의류업은 브라질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한인이 운영하는 의류업체는 중·고가 여성 의류 시장의 50%를 장악하고 있고, 직·간접 고용 인력은 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브라질이 세계 6위 경제 대국으로 떠오르면서 우리 기업의 진출이 눈에 띄게 느는 점은 새로운 50년을 기약할 수 있는 중요한 대목이다. 브라질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200여 개의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다.

브라질 한인들은 이민 역사 반세기 동안 차세대를 훌륭하게 키웠다. 부모 세대가 닦아놓은 기반 위에서 1.5세와 2세들은 다양성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민사를 써가고 있다. 이민 1세대가 의류업으로 기반을 닦았다면 1.5세와 2세들은 다양한 전문 분야로 진출하며 새로운 이민사를 엮어가고 있다. 한국인 특유의 교육열을 이어받은 1.5세와 2세들은 법조계와 의료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데 이어 최근에는 학계, 문화예술계, 언론계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0월 23일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 한국문화원이 공식 개원했다. 문화원은 상파울루 시내 한인 동포 밀집지역인 봉헤치로에서 멀지 않은 산타 세실리아 지역에 있다. 상파울루 한국문화원은 1979년 도쿄와 뉴욕에 문화원을 처음 설치한 이래 26번째 문을 연 해외 한국문화원이다. 중남미 지역에서는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에 이어 세 번째다.

한국문화원은 지상 2층 건물에 1천670㎡ 규모로 건립됐다. 태권도실, 전시실, 도서관, 세종학당, 요리 실습실, 다목적홀 등을 갖추고 있다. 문화원은 한국의 역사, 음식, 음악, 춤 등 문화 전반을 소개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