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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북한산 자락 아래 자리한 신앙공동체 '아름다운마을'

양선재 2014. 8. 2. 14:51

출처 : 기독공보

편집 : 2014.8.1 금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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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자락 아래 자리한 신앙공동체 '아름다운마을'
[2930호] 2014년 01월 06일 (월) 10:34:09 [조회수 : 1721]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밥상ㆍ생활ㆍ말씀'나누며 더불어 살아가기
  
신앙과 삶 고민하던 청년들 공동체 만들어 올해로 23년째
자연 어우러진 생태적 공간 찾아 10여 년전 수유동에 둥지 틀어
 
전인적인 영성수련 통합된 교육공동체 운영
누구나 기도할 수 있는 마을수도원도 마련
 
  

'함께'라는 말보다 '혼자'라는 말이 더 자연스러운 이 시대에, '공동체'라는 말이 자칫 생소하게 들릴지 모른다.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 등 세속화된 우리 사회에서 기독교는 오히려 신앙공동체를 추구한다.
 
서울 북부지역에 위치한 수유동. 북한산 아랫자락에 자리한 '아름다운마을공동체'에는 저녁을 먹고 마실을 다닐 만한 거리를 중심으로 지체들이 마을을 이루며 살아간다. 한 가정 한 가정씩, 모여 이뤄진 '아름다운마을공동체'는 이제 200여 명의 지체들이 더불어 살아가며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조금씩 확장해 나간다.
 
마을공동체의 출발은 청년들의 '순수함'과 '열정'에서 시작됐다. 초기부터 마을공동체에 들어간 조윤하 사무국장(기독청년아카데미)은 "신앙과 삶에 대해 깊이 고민하던 청년들이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1991년 공동체를 형성하게 됐다"면서 "올해로 23년째를 맞는다"고 소개한다. 젊은 시절에 민주화와 통일 경제 사회변혁 등을 꿈꾸며 고민한 결과, 마지막 대안은 '하나님의 나라'의 실현이었다는 것.
 
서울 사당동에서 '희년마을교회공동체'로 시작한 공동체는 명륜동을 거쳐 지난 2000년부터 이곳에 자리잡았다. 이곳으로 옮기는데도 지체들 간에는 분명한 원칙이 있었다. 젊은이들로 이뤄진 마을공동체인 만큼, 젊은이들이 없는 마을로 간다는 원칙이었다. 부자 동네가 아닌 가난한 동네, 그리고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생태적인 마을을 찾던 중에 만난 것이 바로 이곳이었다.
 
  
▲ 교육공동체(左)와 생태뒷간

대부분 20대에서 40대의 지체들이 함께 마을을 이룬 이들은 마을밥상을 비롯해 다양한 품앗이와 공동육아, 공동체학교, 마을찻집, 마을도서관, 마을서원, 마을잔치 등을 통해 생활의 필요를 함께 해결하며 사귐을 이어간다. 사실, 아름다운마을공동체는 7~10명으로 구성된 기초공동체의 연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초공동체는 생활나눔과 밥상나눔으로 진행된다. 특히 예배를 강조한 기초공동체에는 말씀과 나눔, 기도와 찬양, 삶의 문제에 대한 소통과 예배 선교 등이 통전적으로 이뤄진다.
 
물론 자율이긴 하지만, 재산을 함께 공유하는 지체들도 있다. 그만큼 지체들이 서로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아름다운마을공동체를 시작한 최철호 목사는 "일부 기초공동체에서는 재산을 공유하고 수입은 함께 모아 월 생계비를 균등하게 배분하고 교육 의료 교통비 등은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사용한다"면서 "수입을 평균적으로 공유한 후, 조성되는 재정은 다양한 선교 활동에 사용한다"고 기초공동체의 의미를 소개한다.
 
여기에는 공교육과 대안교육, 자녀교육과 부모교육, 전인적인 영성수련 등의 통합된 교육공동체도 운영된다. 입시와 취업을 위한 경쟁 교육을 반대하는 대신,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고 평화를 위해 함께 실천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가치로 삼는다. 이곳에는 공동육아 어린이집과 아름다운 마을초등학교가 있어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친다.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기독청년아카데미는 하나님나라, 공동체, 생활영성을 핵심 주제로 성서 철학 역사 등을 통전적으로 공부하고 선교현장 탐방 및 실천활동, 생명평화통일 역사기행 등을 병행하고 있다. 1년에 1000명 정도 수강할 정도다. 일상에서 성만찬을 구현하는 밥상공동체도 아름다운마을공동체의 일상이다. 마을밥상에서는 점심과 저녁을 준비하고 함께 식사한다.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이 하나의 마을공동체를 이루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마을공동체가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갈등을 일으킬만한 요소를 미리 해소해온 과정이 있었다. 조윤하 사무국장은 "갈등은 죄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죄를 회개하는 것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회개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이며 그 결과로 화해와 평화가 이뤄진다"고 강조한다. 서로 소통이 가능한 관계이기 때문에 공동체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마을 안에는 '마을수도원'이 있어 누구나 침묵하고 기도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놓고 있다.

  
▲ 마을신문
마을공동체가 변함없이 유지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에는 지체들의 자율과 자발적인 참여가 있다. 여기에는 외적인 강제 규율은 없다. 같은 가치를 추구한다면 누구나 마을공동체에 들어갈 수 있다. 물론 6개월에서 1년간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가치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는 밟는다. 이 기간에는 반드시 마을공동체 내에 있는 7~8명씩으로 이뤄진 기초공동체의 예배에 모두 탐방해야 한다. 서로를 알기 위해서다.
 
마을공동체에 한 번 들어오면, 모두 하나님의 지체라는 생각 때문에 강제로 내보내는 일은 절대로 없다. 다만 공동체의 가치와 자신의 생각이 다를 경우, 또는 하나님보다 자신을 더 사랑하는 경우에는 스스로 공동체를 떠나는 지체들도 있다. 조윤하 사무국장은 "세상을 더 사랑하는 사람들은 공동체 생활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자아가 강한 사람은 함께 하는 것을 힘들어 하기 때문에 마을공동체를 떠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공동체 안에는 동등한 입장에서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별도의 운영조직체가 없다. 지체들이 일상을 함께 공유하고 서로 소통하며 신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마을공동체 지체들은 각자의 직장과 생업을 갖고 마을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한다. 결혼을 하지 않은 청년들도 마을공동체에 참여한다. 그 이유에 대해 최철호 목사는 "청년시절에 '함께 사는 삶'을 경험하는 것은 가정생활에도 큰 유익과 지혜를 주고 또 결혼, 임신출산육아 과정을 통해 공고해지기 쉬운 세속적 생활양식과 가족 이기주의 등을 극복하는 중요한 토대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성서의 가르침을 겸허히 순종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마을공동체는 사귐과 몸짓 표정 눈물과 웃음 고뇌와 희망, 함께 나누는 밥상, 맞잡은 손을 통해 살아있는 초대교회의 신앙공동체를 경험하고 있다.
홍천에도 '생명평화마을' 조성
수유마을 밥상 부산물 거름 삼아 순환농업
 
마을공동체가 서울에 위치하고 있어 흔히 도시공동체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이들이 있지만, 마을공동체 지체들은 이 말을 무척 싫어한다. 오히려 농촌을 더 근본으로 생각하며 궁극적으로는 '농ㆍ도상생마을공동체'를 추구한다. 그래서 강원도 홍천 아미산 아랫마을에는 '생명평화마을 공동체'가 조성돼 있다. 이곳은 농촌을 근거로 도시와 서로 상생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공동체다. 이곳에는 교육공동체로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와 생동중학교가 설립돼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기숙하며 학생들의 꿈을 키워간다.
 
특히 생명평화마을에서는 농사를 지으며 먹거리를 생산해 도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역할도 감당한다. 서울 수유마을에서 나오는 밥상 부산물과 분뇨를 홍천마을로 직접 가져와 거름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생명순환농법으로 생산된 농산물은 마을밥상에 생명을 살리는 먹거리로 제공한다. 이처럼 생명순환농법을 통해 서로 살려주는 생명 순환의 삶이 곧 마을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다. 주말에는 서울에 있는 기초공동체들이 돌아가며 홍천에 가서 자신의 필요에 따라 기도하고 함께 일하며 예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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