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교육/2. 지구촌·유대

동북3성 재외동포 교육교류실태 및 지원방안 [연구 요약]

양선재 2014. 5. 22. 15:26

 

[연구 요약]

세부과제명 : 동북3성 재외동포 교육교류실태 및 지원방안
연 구 기 관 : 동북아평화연대
연구책임자 : 최우길 (선문대학교 국제관계학과)
연 구 원 : 서범석 (동북아경제교류협회 이사)
원유미 (한국외국어대 강사)

 

‘중국 동북3성 교육교류 실태 및 지원방안에 관한 연구’는 서울시교육청의 지원에 의하여
진행된 연구과제이다.
본 연구는 동북3성 재외동포 교육기관의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교육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적절한 교류방안이 무엇인가를 도출해내기 위한 필요성에서 제기되었다. 이는 재외동포의 민
족정체성을 확립하고 자긍심을 키워주는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동
북3성의 교육기관들이 한국의 단체, 기업, 기관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왔는지에 대한 실태
파악이 필요했다. 그것이 본 연구의 출발점이었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서울시에도 재중동포들의 집거지가 생
겨나고 있다. 한국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그들은 불행하게도 자녀들을 동북3성에 두
고 왔다. 어찌 보면 우리는 그들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는 전혀 책임을 지지 않은 채 노동력
만을 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어떤 성장과정을 거치고 어떤 교육을 받고 왜
우리사회로 왔는가.
그들이 자녀들을 두고 온 땅 동북3성의 조선족학교는 최근 20년 동안 경천동지할 변화를
겪었다. 학교 수는 5분의 1로 줄었고 학생 수는 3분의 1로 줄었다. 교수/학습의 질적인 문제
도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결손가정 아이들의 심리적인 문제, 이중언어학습에 대한
부담, 학교 운영상의 경제적인 문제, 교원의 질과 교원수급이 안정적이지 못한 문제, 민족문
화교육의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정황 등이 거의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재중동
포들이 떠난 빈자리를 한족들이 들어오면서 남아있는 동포들은 완전히 포위된 형국이다. 산
재지구는 민족정체성은 고사하고 언어마저 잊어가고 있어 머지않아 한족에 동화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학교의 통폐합 현황과 학생 수는 지금까지 추정하
던 것 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었다. 조선족교육의 위기가 이제 진정되고 있다고 하지만 어
쩌면 만성적인 위기가 불러온 불감증에서 그러한 판단을 불러오지 않았나 싶다.
한국과 중국은 체제와 이념을 달리하여 적대적관계로 단절된 채 40년을 보냈다. 지금 중국
은 한국의 제1위 무역상대국이고 수많은 한국기업들이 진출해있고 지금은 또 많은 중국기업
중국 동북3성 재외동포 교육교류 실태 및 지원방안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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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 한국에 진출하고 있다. 내년이면 한중수교 20년이다. 20년 동안 중국에 투자 등 사업상
의 이유로 진출한 한국교민이 80만 명이 넘고, 지금 한국에 유학중인 중국학생만 7만 명이
넘는다. 이 엄청난 변화가 불과 20년 만에 한중간에 일어났다. 특히 중국의 변화가 눈부시다.
불과 몇 년 사이에 G2국가로 올라섰고 경제의 성장속도는 한해가 다르다. 그 과정의 한 복
판에서 가장 격동의 세월을 보낸 집단이 중국동포들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현재진행형이다.
그 격동의 시기는 다양한 관점에서 조망되었다. 교육분야에서는 특히 조선족학교의 통폐합
과 학생유실(한족학교 진학), 교원수급, 교과과정 등의 문제들이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그러한 연구도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중국동포에 대한 관심이 ‘노동력’으로만 보는 관
점이 지배하면서 종적을 감췄다. 여론은 언제나 중국 당국의 소수민족정책, 동북공정의 문제
에는 끓어올랐지만 정작 내부의 문제, 우리도 사실상 그들을 버렸다는 사실에는 눈을 감았다.
학교의 문제로 돌아오면 그러한 사실은 자명해진다. 통폐합의 과정을 거치고는 있지만 조
선족학교의 시설과 기자재 등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의 발전은 괄목할만하다. 학교관계자들
은 중국당국의 조선족학교에 대한 물적 지원은 비교적 부족함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교수
/교학의 질을 높이는 문제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중국 당국이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오로지 그들의 모국인 한국이 지원해야할 몫인 것이다. 하드웨어
와 소프트웨어 이 둘은 동반상승해야 할 운명인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년 한국 정부의 재중
동포정책은 기민정책이었다. 교육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간 조선족교육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한국과의 교육교류에 대한 연구보고서는
물론 실태조사보고서는 없었다. 연구가 진행되지도 않았지만 보고할 내용도 없었다. 책임 있
는 기관에 의해 진행된 교육교류사업은 한중수교 이후 2009년까지 단 한건도 없었다. 한반도
와 국경을 접하고 있고, 한국 제1의 수출국가인 중국과 수많은 교류와 수많은 협정이 거의
매일 수도 북경에서 체결되곤 하지만, 한국의 정부기관이 조선족교육기관과 지원교류협정을
맺은 것은 2011년 광주광역시교육청(국립대학을 포함한다면 한국교원대학교도 2011년이다)이
최초다. 재중동포에 대한 책임을 진 기관인 재외동포재단은 지금까지 민간의 요청에 최소한
의 부응하는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본 연구는 교육교류 실태에 관한 최초의 보고서다. 동북3성이라고 하는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주어진 시간 내에 연구를 수행하다 보니 모든 학교들을 다 방문할 수는 없
었다. 각 지역별로 거점을 정해 학교관계자들을 초청하여 간담회를 여는 방식으로 한국과의
연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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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실태와 요구사항들을 청취하는 방식을 택했다. 교류는 현지의 요구에 기초해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먼저 그들의 의견을 들었다.
현재 조선족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접근도 그들의 의견들을 종합하는 과정에
서 도출되었고, 그렇게 도출된 과제들을 각종 문헌과 연구 논문들을 참조하는 방식으로 진행
되었다. 그 과정을 통해 국내에는 지금까지 전혀 제기되지 않았거나 관심 밖의 영역에 있던
문제도 발견되었다. 학교운영에 대한 컨설팅과 소인수학급(혁신학교모델)과 같은 것들이다.
이러한 것들은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부수적인 결과물들이다.
하지만 여전히 조선족학교의 심각한 문제는 학생 수 부족에 따른 학교통폐합이다. 조선족
의 초국적 진출로 인한 동북3성에서의 인구격감은 학교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조선족
농촌 마을마다 있던 학교는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섬처럼 존재하고 있다. 그렇게 학교의 존
재 양식이 변하면서 우리의 말글을 가르치는 조선어교육도 위기를 맞고 있다. 산재지구의 경
우 학생은 물론 교원들까지 조선어를 잃어버리며 급격히 중국어 사용의 늘어나고 있는 실정
이다. 조선어교육과 함께 민족문화교육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민족교육의
근간인 언어교육과 문화교육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민족학교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
다. 거기다 학생 중 부모 없이 지내는 결손아동의 비율이 높아 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심리적인 안정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민족교육의 토대라고 할 수 있는 출판물의 부족에 따른 우리글 도서의 부족을 비롯하여
교원들의 질적인 문제, 학교운영에 필요한 경비의 부족, 취학 전 아동을 위한 유치원 설치에
따른 유아교육 전문 교사의 부족과 교구재 부족 등 당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은 현지 조사
를 토대로 짚어보았다. 그러한 당면 문제들이 조선족 학교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또 중국의 공교육기관이지만 민족교육의 특성상 중국 교육당국의 노력으
로도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밝혔다. 같은 민족 문화를 공유하고 언어를 사용하는 모국인,
한국 교육기관의 경험과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조선족 교육기관 관계자들
은 한 목소리를 냈고, 본 연구자들도 동의했다.
연구를 시작할 즈음부터 한국-조선족교육기관과의 교육교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재외동
포재단도 직접 사업을 시작했고 교육자치시대를 맞은 교육청도 나서고 있다. 정부의 책임 있
는 기관들이 조선족교육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협력방안을 찾기 위해 움직임을 시작한 것
이다. 그 흐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전문기구의 필요성도 제기될 수 있을 것이
중국 동북3성 재외동포 교육교류 실태 및 지원방안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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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리 된다면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교류를 이끌어왔던 많은 단체들도 그 질서에 속속 재
편되어 나갈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10년 조선족학교를 위한 도서보내기 사업을 실시했고, 서울교수학습지원
센터의 콘텐츠도 조선족학교 교사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울시교육청은 본
연구를 통해 조선족 교육기관과의 교류 협력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을 준비하고 있다. 2011년
경기도교육청은 중국 조선족 유아교육기관에 대한 지원 사업을 실시했고, 2012년에는 업무협
약을 체결하여 한층 더 발전된 교류지원사업을 실시해나갈 계획으로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또 학생들의 평화교육을 위해 조선족학생들과의 교류를 포함한 중국동북삼성 투어를 실시했
고, 이러한 평화교육에는 강원도교육청도 함께 할 계획이다.
2011년 길림성 도문시교육국과 심리치료와 심리교사양성 등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광
주광역시교육청은 2012년 새해 벽두에 조선족학교의 문화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을 초청한
문화교사연수를 진행한다. 조선족학교와의 교류협력에서 거의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영역들
이 현지의 요구에 기초하여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청과 별도로 지금까지 간접적인 지원
사업만을 펼쳐왔던 정부의 재외동포재단도 직접적인 지원 사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2011년
조선어문교사를 초청하여 연수를 실시한 것이다. 재외 한글학교 교사들에 한정되어 있던 한
국어 연수를 조선족학교까지 확대한 것이다. 재외동포재단은 조선어문교사 초청 연수를 앞으
로도 계속 실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책임 있는 기관들이 움직이고, 그 기관들이 교류를 시작한 아이템은 현지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이제 겨우 첫 삽을 떴을 뿐인데 현지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아직은 속단하
기 이르지만 교류협력이 성과를 내며 지속된다면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재중동포의 아
픔을 치유하고 또 인재 양성에도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중국 동북3성 조선족 교육기관들이 당면하고 있는 과제들을 점검하고,
그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서울시교육청이 다음 5가지 사업을 추진해주기를 제언드린다. 첫째
서울시교육청이 2010년 진행하였던 도서보내기 사업을 재개해 줄 것, 둘째 조선어문 교원들
에 대한 초청연수를 진행해 줄 것, 셋째 서울시교육청 산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중국 동북
3성 평화연수, 넷째 교사들의 교환근무, 그리고 이러한 사업들을 총괄할 수 있는 교류전담기
구의 설치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업이 중국 동포교육기관의 발전뿐만 아니라 서울시 교육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연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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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내용 중에는 이미 해당 분야의 여러 사람들의 저작, 학술회의 내용,
연구토론회 발표문, 연구논문 등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둔다. 연구능력과 시간의 제한
으로 보다 나은 연구를 하지 못하였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삼아 앞으로 더 치밀한 준비로
교류협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