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란 말이 아름이라는 열매를 뜻하는 말에서 비롯된 것처럼 새벽이 새에서 비롯되고, 새로움이란 말도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도시를 떠나 시골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일이 간단치는 않겠지만 한번 해봄직한 까닭은 아직 겪지 않은 수많은 새로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중에서도 농사가 단연 으뜸입니다.
농사를 처음 짓는 분들이 느끼는 환희는 정말 대단합니다. 시금치·상추·쑥갓·근대·브로콜리·케일·열무 등 잎줄기채소로 시작해 풋고추·가지·오이·방울토마토·토마토·참외·수박 등 열매채소로 이어지는 농사와 수확 과정이 주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농사지은 이야기를 하며 고개 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로 힘겹고 고된 노동이 기쁨과 즐거움을 준다는 게 참 모순 돼 보이지만 엄연한 사실입니다. 농사짓는 즐거움은 대체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요? 여러 측면에서 얘기해볼 수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농사라는 것이 살아 있는 것, 스스로 자라는 것, 살아서 스스로 자라슴것, 즉 생명을 돌보고 가꾸는 일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죠, 농사는 생명을 다루는 일입니다. 씨앗 한 알이 땅에 떨어져 뿌리를 내리고 싹이 터 올라오는, 이 하찮기 이를 데 없어 보이는 현상이 사실은 해와 별과 바람과 물이 조화롭게 협력해야 발생할 수 있는 전우주적인 굉장한 사건이라는 걸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생각해보면 금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겠지요, 농農이라는 글자를 파자(한자의 자획을 풀어 나눔)하면 ‘별의 노래’라는 아주 시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면 그렇고요. 농사를 지어서 먹고살아야 하는 아주 현실적인 입장에서 보자면 농사라는 게 살아 있는 것, 생물·생명을 다루는 일이라서 까다롭기 그지없습니다. 비가 와야 할 때 가물어서 말라 죽어버린다든지, 다 자라거나 익어서 내일모레면 수확인데 비가 그치지 않아 다 썩어버린다든지, 갑자기 세찬 바람이 불어서 쓰러져버린다든지 등등…. 사람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커다란 힘의 지배를 모면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시장 변수까지 겹칩니다. 풍년이 들면 넘쳐나서 값이 뚝 떨어져버리고, 흉년이 들면 농사를 망쳐 내다 팔 농산물이 없고 요.
똑같은 농사라도 접근하는 방향에 따라서 서로 완전히 다른 여러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로 터전을 옮기는 일을 귀농이라고도 하고 귀촌이라고도 하면서 구분해 부르는데요, 이 역시 대체적이고 커다란 구분일 뿐 한 사람한 사람이 처한 구체적인 상황으로 들어가보면 저마다 생각하는 시골살이라는 게 천차만별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도 너처럼 시골 가서 살고 싶다.” “오면 뭐 할라고?” “그냥 한 3년은 푹 잠만 자면 좋겠다.” 도시에 있는 큰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제 친구와 나눈 대화입니다. 저는 “정말 좋은 생각이다!”라고 맞장구를 쳐주었습니다.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도시 사는 분들이 시골집에 와서 하룻밤만 자고 일어나도 몸이 개운하다고 하고, 밤새 술을 마셔도 취하지도 않고 숙취도 없다고 좋아들 하십니다. 그런데 사실 그게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길어야 3년입니다. 3년이 지나면 모든 몸세포가 싹 바뀌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몸이 변하는 데 따라 마음도 변하게 되어 있습니다.
시골에 잠시 들러서 경험하는 것들이 내가 내 몸으로 직접 경험 한 것이라서 확실하고 진리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시간 축이 빠져 있기 때문에 부분적인 진실밖에 담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살아보면 도시에 살면서 세웠던 계획이 막연하고 현실과 잘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대부분 그렇습니다. 그러니 무엇보다도 큰돈 들어가는 농업 관련 투자라면 숨 한번 크게 들이쉬고 3년쯤 뒤로 미뤄놓는 게 좋겠습니다. 성공하는 것보다 실패하지 않는 게 훨씬 중요하니까요.
귀농이니 귀촌이니 하는 말들은 공연히 도시에서 시골을 바라보면서 멀찌감치 한 걸음 떨어져 남의 일 얘기하듯 하는 거라서 귀담아들을 게 하나도 없습니다. 시골로 들?와서 어찌 살까 하는 것은 시골 와서 한 3년은 지나봐야 알 수 있다고 정말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살다 보면 안 보이던 것이 보이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에 생각이 미칩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환경, 그리고 먼저 터잡고 살고 계신 분들과 조화를 이루며 잘 어울려 살다 보면 물길이 트이고 방향이 잡힙니다.
아주 적은 값만 치르고도 얼마든지 언제든지 사서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이 얼마만한 땀을 흘린 대가로 얻어지는 것인지, 최소한 3년 정도 몸으로 체험하고 난 뒤에 어떤 계획을 세워도 좋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농사를 처음 짓는 분들이 느끼는 환희는 정말 대단합니다. 시금치·상추·쑥갓·근대·브로콜리·케일·열무 등 잎줄기채소로 시작해 풋고추·가지·오이·방울토마토·토마토·참외·수박 등 열매채소로 이어지는 농사와 수확 과정이 주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농사지은 이야기를 하며 고개 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로 힘겹고 고된 노동이 기쁨과 즐거움을 준다는 게 참 모순 돼 보이지만 엄연한 사실입니다. 농사짓는 즐거움은 대체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요? 여러 측면에서 얘기해볼 수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농사라는 것이 살아 있는 것, 스스로 자라는 것, 살아서 스스로 자라슴것, 즉 생명을 돌보고 가꾸는 일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죠, 농사는 생명을 다루는 일입니다. 씨앗 한 알이 땅에 떨어져 뿌리를 내리고 싹이 터 올라오는, 이 하찮기 이를 데 없어 보이는 현상이 사실은 해와 별과 바람과 물이 조화롭게 협력해야 발생할 수 있는 전우주적인 굉장한 사건이라는 걸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생각해보면 금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겠지요, 농農이라는 글자를 파자(한자의 자획을 풀어 나눔)하면 ‘별의 노래’라는 아주 시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면 그렇고요. 농사를 지어서 먹고살아야 하는 아주 현실적인 입장에서 보자면 농사라는 게 살아 있는 것, 생물·생명을 다루는 일이라서 까다롭기 그지없습니다. 비가 와야 할 때 가물어서 말라 죽어버린다든지, 다 자라거나 익어서 내일모레면 수확인데 비가 그치지 않아 다 썩어버린다든지, 갑자기 세찬 바람이 불어서 쓰러져버린다든지 등등…. 사람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커다란 힘의 지배를 모면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시장 변수까지 겹칩니다. 풍년이 들면 넘쳐나서 값이 뚝 떨어져버리고, 흉년이 들면 농사를 망쳐 내다 팔 농산물이 없고 요.
똑같은 농사라도 접근하는 방향에 따라서 서로 완전히 다른 여러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로 터전을 옮기는 일을 귀농이라고도 하고 귀촌이라고도 하면서 구분해 부르는데요, 이 역시 대체적이고 커다란 구분일 뿐 한 사람한 사람이 처한 구체적인 상황으로 들어가보면 저마다 생각하는 시골살이라는 게 천차만별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도 너처럼 시골 가서 살고 싶다.” “오면 뭐 할라고?” “그냥 한 3년은 푹 잠만 자면 좋겠다.” 도시에 있는 큰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제 친구와 나눈 대화입니다. 저는 “정말 좋은 생각이다!”라고 맞장구를 쳐주었습니다.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도시 사는 분들이 시골집에 와서 하룻밤만 자고 일어나도 몸이 개운하다고 하고, 밤새 술을 마셔도 취하지도 않고 숙취도 없다고 좋아들 하십니다. 그런데 사실 그게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길어야 3년입니다. 3년이 지나면 모든 몸세포가 싹 바뀌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몸이 변하는 데 따라 마음도 변하게 되어 있습니다.
시골에 잠시 들러서 경험하는 것들이 내가 내 몸으로 직접 경험 한 것이라서 확실하고 진리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시간 축이 빠져 있기 때문에 부분적인 진실밖에 담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살아보면 도시에 살면서 세웠던 계획이 막연하고 현실과 잘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대부분 그렇습니다. 그러니 무엇보다도 큰돈 들어가는 농업 관련 투자라면 숨 한번 크게 들이쉬고 3년쯤 뒤로 미뤄놓는 게 좋겠습니다. 성공하는 것보다 실패하지 않는 게 훨씬 중요하니까요.
귀농이니 귀촌이니 하는 말들은 공연히 도시에서 시골을 바라보면서 멀찌감치 한 걸음 떨어져 남의 일 얘기하듯 하는 거라서 귀담아들을 게 하나도 없습니다. 시골로 들?와서 어찌 살까 하는 것은 시골 와서 한 3년은 지나봐야 알 수 있다고 정말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살다 보면 안 보이던 것이 보이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에 생각이 미칩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환경, 그리고 먼저 터잡고 살고 계신 분들과 조화를 이루며 잘 어울려 살다 보면 물길이 트이고 방향이 잡힙니다.
아주 적은 값만 치르고도 얼마든지 언제든지 사서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이 얼마만한 땀을 흘린 대가로 얻어지는 것인지, 최소한 3년 정도 몸으로 체험하고 난 뒤에 어떤 계획을 세워도 좋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