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40주년 맞아 역사박물관 개관…문화체험 행사도 마련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가장 크고 역사가 오래된 한글학교는 뉴잉글랜드 한국학교(교장 남일)이다. 매사추세츠주 뉴턴에 있으며, 주정부와 연방정부에 비영리재단으로 등록돼 있다.
이곳에서는 교사 130명이 500여 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순수 미국인 재학생만도 60여 명에 달한다.
뉴잉글랜드는 북동부 대서양 연안에 있는 매사추세츠·코네티컷·로드아일랜드·버몬트·메인·뉴햄프셔 6개 주를 일컫는 지역이다. 한인 3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뉴잉글랜드 한국학교를 포함해 14개의 한글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1975년 문을 연 뉴잉글랜드 한국학교는 개교 40주년을 맞아 지난해부터 5개의 주제를 설정해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글 동화 구연 대회, 12월 동요 부르기 대회에 이어 2월 21일(현지시간) 세 번째 행사인 '역사박물관·문화체험관 개관 및 방문 행사'를 마련했다.
뉴잉글랜드 한국학교는 중학교 건물 내 250명을 수용하는 강당을 고쳐 역사박물관으로 꾸몄다.
학생, 교사, 학부모가 힘을 합쳐 고분, 토기 등 전시품을 직접 만들거나 한국에서 모조품을 공수해 제1박물관(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발해까지)과 제2박물관(고려시대부터 현재까지)에 나눠 전시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물리쳤던 곳에 세워진 거가대교의 모형과 독도를 연계한 특별관도 만들었다.
남일 교장은 2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미국 대부분의 박물관에는 중국관과 일본관을 보고 난 뒤 맨 마지막에 한국관을 들르도록 배치돼 있을 뿐 아니라 한국관에 전시된 유물도 미술품·도자기·복식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어 늘 아쉬웠다"면서 "우리 역사를 보면 위대한 문화유산이 많은데 이를 제대로 알리지 못해 우리나라가 과소평가되는 것 같아 이번 행사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구한 역사와 우수한 유산을 후세에게 보여줌으로써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해야 합니다. 미국인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홍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요. 이날 하루 동안 학부모와 지역 내 유명 인사 등 1천 명이 넘는 시민이 박물관을 관람하고 돌아갔습니다. 뉴잉글랜드 지역의 단일 기관이 주최하는 한인 행사로는 최대 인파가 몰린 겁니다. 힘은 들었지만 마음이 뿌듯합니다."
행사에는 이광석 보스턴 총영사관 영사와 한선우 보스턴한인회장, 김성혁 민주평통 보스턴협의회장, 이경해 뉴잉글랜드 한인미국시민협회장, 한순용 재미한글학교협의회 뉴잉글랜드협의회장, 이충시 로드아일랜드 한인학교 이사장, 장수인 보스턴합창단 단장 등 한인단체 대표를 비롯해 뉴턴시 시장, 도서관장, 교육부 관계자 등 현지 인사들이 참석했다.
교실에서 열린 한국문화 체험 행사도 인기를 끌었다. 시대별로 나눠 연 만들기, 세배하기, 제기차기 등 30가지의 전통 예절과 민속놀이를 체험했다.
남 교장은 "앞으로도 한국을 알리고 한민족 정체성을 심어줄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열 예정이며, 박물관 유물과 자료 등을 다른 지역에서도 볼 수 있도록 순회 전시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4번째 행사로는 4월 4일 '독도 삼행시 짓기 대회'와 '역사 골든벨 퀴즈 대회'가 열린다. 6월 13일 졸업식 겸 개교 기념식으로 개교 40주년 기념행사의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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