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시아/코커서스 3국

[스크랩]조지아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 쿠타이시에서 세계문화유산을 만나다.

양선재 2014. 6. 28. 16:57

희망봉40 2014.06.28 07:00
http://blog.daum.net/snuljs/16501426 에서 복사한 글입니다.                                                                   우리들은 고리를 떠나  조지아 제2의 도시인 쿠타이시(Kutaisi)를 향하여 달려갑니다.

고리시 외곽에는 많은 과일가게들이 도로변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체리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일행중의 안나님은 저리 많은 과일가게에서 체리 좀 살 수 있게 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이십니다.

앞으로의 일정이 바쁘다는 이유로 안나님의 요청은 묵살되었습니다.

갈 길이 바쁜데 왕복2차선의 도로에서는 느린 차를 추월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이 도로는 트빌리시와 조지아의 서부를 연결하는 간선도로라서 차량통행이 많은 편입니다.

현재 확장공사가 진행중인데 이 공사는 중국의 건설업체들이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해외건설분야의 중국의 진출이 눈부십니다.도로건설공사는 인건비때문에 한국업체들은 도저히 수주를 할 수 없다고 하네요.

어쨌거나 버스의 맨 앞자리에 앉은 저는 차창으로 보이는 풍광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커다란 술병 모형을 길가에 세워 놓은 마을을 지납니다. 이름하여 보드카 마을이랍니다.

사회주의 소련시절에 각 마을마다 특화된 업종을 지정해 주고 그 업종을 전문적으로 발전시켰었다고 합니다.

이 마을은 보드카 술을 만드는 곳이었던 것이지요. 조지아가 독립하고 시장경제체제로 전환된 후에는 그런 제도가 없어졌지만

관행적으로 다른 곳에서 그 업종을 하는 일이 없이 전문성을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술을 보관하는 큰 탱크가 마을 옆에 있습니다.

이 동네는 해먹을 만드는 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물을 전문으로 하는 모양입니다. 마을에 질좋은 광천수가 난다고 하네요.

토기만 전문적으로 하는 마을도 지납니다.

이런 풍광을 즐기면서 오다보니 고리시에서 쿠타이시 오는 2시간 30분의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저녁무렵에 쿠타이시에 도착하여 숙소인 르체울리 호텔에 짐을 풀었습니다.

호텔 이름이 르체울리 궁전 호텔(Rcheuli Palace Hotel)입니다.

예전에 궁전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호텔로 개조한 것인가 봅니다.

호텔여기저기에 궁전건물이었던 흔적이 보입니다.

 

늘 하던대로 저녁먹을 때까지의 자유시간에 시내구경을 하려고 카메라를 들고 나섰습니다.

호텔을 나서서 보니 궁전건물의 절반만 복원하여 호텔로 쓰고 있고 나머지 절반은 폐허인 상태로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르체울리 궁전호텔의 복원되지 않은 부분의 모습

 

주택이 아닌 업무용 빌딩도 낡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쿠타이시는 인구가 20만명으로 조지아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11세기 이전에는 콜키스 왕국의 수도이기도 했고 978년부터 1122년까지는 통일조지아 왕국의 수도이기도 했습니다.

소련시절에는 조지아에서 가장 큰 공업도시이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조지아가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이후로 산업기반이 붕괴되고 쿠타이시의 공장들이 망해버려서

많은 노동자들이 외국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야 했습니다.

 

조지아 정부는 쿠타이시의 경제를 되살리기 위하여 입법부를 쿠타이시로 옮기기로 하고 멋진 국회의사당도 지었습니다.

2012년에 준공된 조지아의 새로운 국회의사당입니다.(사진출처:위키피디아)

이 자리에는 세계제2차대전 중 전사한 조지아 군인들을 위한 "소비에트 전쟁기념관"이 있었는데 이를 헐고 의사당을 지은 것이지요.

국회의사당 외에 새로운 공항도 건설하였지만 아직 경제가 살아 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유리 피라미드 만납니다.

유리 피라미드 앞에 앉아있던 동네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 카메라를 메고 있는 나를 부르더니

자기 옆 사람(담배피는 사람)의 사진을 찍으라고 합니다.카메라를 들이대니 그 사람은 한사코 안 찍겠다고 합니다.

싱갱이를 하다가 세 사람 다 찍자고 하니 그러라고 하는데 담배 피우는 사람은 끝내 얼굴을 보이지 않으려 합니다.

찍은 사진을 보여주니 좋다고 합니다. 내가 잠시나마 이들의 심심풀이 대상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빵집을 지나는데 아주머니가 나를 부릅니다. 이분도 심심한 모양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빵 만드는 아주머니가 두 사람 있다가 가게로 들어서는 나를 보더니 놀랍니다.

사진을 찍자고 하니 둘이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합니다. 빵 만드는 모습을 찍자고 하니 빵만드는 시늉을 합니다.

가게안에서 저울도 찍고 빵굽는 오븐도 찍고 만들어 놓은 빵도 찍었습니다.

두 여인을 나란히 세워놓고도 찍었습니다. 사진을 보여주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웁니다. 만족한 모양입니다.

재미있는 해후에 잠시나마 나도 즐거웠고 여인네들도 즐거웠던것 같습니다.

패션가게는 벌써 문을 닫았습니다.

호텔근처를 다니며 사진을 찍고 호텔로 돌아오니 여기에는 작은 음악회가 열리고 있네요.

호텔 종업원중의 한 사람이 피아노를 치고 한 사람은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청중은 우리 일행들뿐이었지만 그들의 연주와 노래솜씨는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열렬 팬이 두 사람이 생겼습니다.

호텔 맞은 편에 있는 낡은 아파트입니다. 겉은 낡아보이지만 내부는 살기에 불편이 없다고 합니다.

사회주의 시절에 이파트는 국유여서 외관을 가꾸고 보수하는 일에는 개인들의 관심이 없었기에

주택이 사유화된 지금도 공동으로 관리하는 외관에는 돈을 들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일찍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쿠타이시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2개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늦게 가면 관광객이 많이 몰려드니 일찍 가자는 것이지요.

시간이 일러 아직은 한산한 길거리를 지나갑니다.

예전에는 제법 멋있었을 것 같은 건물들도 지나갑니다.

 

세계문화유산인 겔라티 수도원으로 가는 길의 주택가입니다. 쓰레기 수거차가 와서 쓰레기를 수거합니다.

두 명의 청소부가 아주머니들로부터 쓰레기 봉투를 건네받는 모습울 동네꼬마가 구경합니다. 정겨운 광경입니다.

세계문화유산인 겔라티 수도원의 전체 모습입니다.

이 수도원은 교회와 수도원 강의실 자료관 왕의 무덤등 다양한 시설들이 있는 복합건물입니다.

중앙돔은 보수공사중입니다.

겔라티 수도원이 세계문화유산임을 알려주는 표지판입니다.1994년에 등록되었습니다.

이 표지판의 설명에 의하면 이 수도원은 1106년에 데이빗 대왕(1089~1125)이 지었다고 합니다.

이 수도원은 여러개의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른 건물들은 12세기에서 14세기에 지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데이빗 대왕은 건설자(Builder)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조지아에 많은 문화유산을 남긴 위대한 왕이었다고 합니다.

꽃이 놓여있는 반들반들한 돌이 데이빗 대왕의 무덤입니다. 그는 자기의 시신을 이 돌 아래에 묻고 조지아의 국민들이

누구든지 자기의 묘석을 밟고 다니도록 유언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 뒤로 조지아 국민들은 위대한 왕의 묘를 밟고 지나면서 왕을 추모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돌이 마모되자 수도원에서 더 이상 밟고다니지 못하게 막고 있다고 하네요.

겔라티 수도원은 건축물 뿐 아니라 그 안에 있는 그림과 조각 등 수많은 미술작품때문에 더 유명합니다.

 

 

 

 

마침 사제가 와서 미사를 집전합니다.

 

 

 

우리가 일찍 서둔 덕에 느긋이 구경을 하고 수도원을 나설 무렵에 다른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조지아의 또 다른 세계문화유산인 바그라티(Bagrati)교회를 보러 갑니다.

바그라티 교회는 문화재의 복원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바그라티 교회는 겔라티 수도원과 함께 1994년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그러나 조지아의 대통령은 바그라티 성당을 복원하여 조지아 정교회에 돌려주기로 작정하고

2009년에 공사에 착수하였습니다. 공사진행과정을 살펴보던 유네스코에서는 무리한 복원공사로 인하여

바그라티 성당의 문화적 가치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공사의 즉시 중단과 원상태로의 복귀를 권고하였습니다.

그러나 복원공사는 계속되어 2012년에 일단 공사를 완료하였습니다.

 

복원된 바그라티 대성당의 모습-왼쪽의 시커먼 부분이 특히 문제가 된 복원부분입니다.

저것은 복원이 아니라 문화재의 파괴인 것이지요.

               File:Bagrati cathedral, georgia.jpg

복원공사 전의 바그라티 성당의 모습입니다. 가운데 돔의 지붕이 없습니다.

(이 사진은 2006년에 찍은 것으로 위키피디아에서 얻어 온 것입니다.)

 

복원공사의 참담함은 내부에서 더욱 명확히 들어납니다.

옛날 방식으로의 복원이 어려우니까 손 쉽게 스테인레스 스틸로 마무리했습니다.

옛날 건물의 돌기둥 밑부분은 아예 성당 바닥에 그대로 놔 두었습니다.

 

복원된 바그라티 성당은 귀중한 문화재를 잘못 복원하면 어떤 참혹한 결과가 되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라고 할 것입니다. 

 

          

유네스코에서 머지 않은 시기에 바그라티 성당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취소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그라티 성당에서 바라 본 쿠타이시의 모습입니다. 성당아래의 주택가가 주로 사진에 잡혔습니다.

아내의 여고 동창생인 이여사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