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교육/7. 초등교육

[동화]예뻐지고 말테야

양선재 2017. 4. 7. 20:27

예뻐지고 말테야 미얀마에 살다

2017.04.0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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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0월말에 받아야 할 동화책 출간 소식을 이제야 받았다. 세 번째 장편 동화다. 한국에 있을 때는 눈 빠지게 기다렸는데, 미얀마에 온 뒤로는 거의 잊고 있었다. 앞뒤 표지 사진을 보니 감개무량하다.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해있다. 대중매체는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강요하고, 기준에 미달된 사람을 멸시하는 풍조를 만연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미용 성형 수술을 부추기는 벽보나 책들도 난무하고 있다. 예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을 실패자로 낙인찍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말해주거나,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이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더욱 심각하다.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놀림을 받는 일이 잦고, 그들의 자존심은 위축되고 만다. 비틀릴 가능성은 언제든지 존재하고 있다.

  국제미용성형협회(ISAPS)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은 미용성형 횟수가 98만 건으로 세계 4위이지만, 인구대비 비율로 따지면, 단연 한국이 1위에 올라있다고 한다.

  아름다워지려는 노력은 생물의 본능이다. 문제는 어릴 때부터 외모에 대한 과도한 왜곡을 학습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아름다움의 다양성에 대하여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고 있다. 그리하여 어린 학생들을 스스로 수술 대상 환자로 여기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야기는 환상적 풍경을 가진 강가 마을, 복사골에서 시작한다. 그곳 운학초등학교 분교는 학생수가 적어서 폐교 위기에 닥친다. 선생님은 평상시 남다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교의 위상을 높이는 한편, 개교기념일에 뮤지컬 백설공주를 성공적으로 공연하여 폐교 위기를 넘기려 한다.

  백설공주를 맡은 필리와 사냥꾼 역을 맡은 이빈은 남매인데 필리핀인 어머니를 둔 다문화 가정에 산다. 엄마를 닮은 필리는 큰 눈과 얼룩점 때문에, 그리고 이빈은 검은 피부 때문에 같은 학교 용수에게 괴롭힘을 받는다. 자존감이 위축된 필리는 예뻐지기 전까지는 뮤지컬을 안 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성형 수술을 해 달라고 주장하고, 어른들은 아름다운 마음이 예쁜 얼굴을 만든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엄마는 ‘미스코리아 뽑는 아름다움의 기준과 보통 사람을 보는 아름다움의 기준은 달라.’라고 설득하지만 그런 말은 필리의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이 학교 존망과도 직결되어 가족, 선생님, 아이들과 갈등을 증폭시키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가슴을 따스하게 데우는 서사와 대화가 가득차 있다.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이야기로 엮어진다. 더구나 외모가 한국인과 달라서 마음이 위축되어 있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의 자존심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근래 슬로 푸드, 슬로 라이프를 강조하고 있다. 미용성형은 패스트 푸드, 패스트 라이프이다. 슬로 얼굴은 오랜 성장 과정을 거쳐서 만드는 완벽한 얼굴이다. 슬로 얼굴이란 용어도 회자되었으면 한다.

  얼굴이 예뻐지려고 갖은 고민과 고생을 떠안은 여주인공! 많은 독자들이 이 이야기를 읽고, 주인공과 함께 미적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