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교육/7. 초등교육

[스크랩]'선행학습→명문대→좋은 직장' 성공 공식 깨지고 있다/"학교 교육 90%, 30년 뒤엔 쓸모없어"

양선재 2019. 6. 19. 16:59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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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을 다시 생각한다] (1) 미래 트렌드 예측 전문가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선행학습→명문대→좋은 직장' 성공 공식 깨지고 있다
    박승혁

    발행일 : 2017.03.16 / 사회 A1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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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 선진국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발 빠르게 교육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학생들은 여전히 책 속 단순 지식을 암기하고 객관식 문제 맞히는 기술을 익히러 선행 학습 학원에 다닌다. 많은 학부모가 '이게 맞는 건지…' 불안해하면서도 내 아이만 뒤처지지 않을까 학원에 보내고 있다. 이런 불안감을 반영하듯 지난해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미래 사회를 예측하는 전문가·학자들은 이런 사교육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것을 권하고 있다. 이들의 견해와 이야기를 담아 '사교육을 다시 생각한다'를 연재한다.

    "암기 지식은 AI(인공지능) 시대 쓸모가 없어요."

    지난달 28일 세종시교육청 강당 학부모 콘서트. 꽁지 머리에 동그란 안경을 쓴 한 남자의 말에 강당을 가득 메운 400명의 학부모가 집중했다. 그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미래 트렌드를 예측하는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전문가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이다. 송 부사장이 통계와 데이터에 기반해 "여러분은 자녀들을 의사, 약사, 회계사로 키우려고 학원 뺑뺑이 돌리는데, 유망한 직업일수록 그 아이들 세대에 사라질 위험이 크다"고 예측하자 학부모들은 "어머나" "어떡해"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송 부사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학원 보내는 게 의미 없다고 했는데.

    "지금 사교육의 목적은 좋은 대학에 보내 좋은 직장 잡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사교육→명문대→대기업·공무원→은퇴 = 성공한 삶'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기술 변화 속도가 전보다 훨씬 빠르고 인간 수명이 늘기 때문이다. 부모 세대의 금과옥조였던 '평생직장'이 없어지고, 대학 4년간 배운 전공 하나로 30년씩 회사에 다니며 먹고사는 시대가 끝난다. 미래 기업들은 필요할 때 프리랜서를 쓰는 고용 형태로 가고, 평생 고용 같은 것은 아예 없어진다. 우리 학생들은 100년 동안 살면서 계속 새 기술을 배우고 인공지능과 경쟁해서 일을 찾아가며 살아가야 한다."

    ―좋은 대학 나와도 의미 없다는 뜻인가.

    "지금 대부분의 '일'은 매뉴얼이 짜여 있어서 그동안 해온 대로, 즉 위에서 시키는 대로 가장 잘하는 사람이 평가를 받는 방식이다. 이런 일을 하는 데는 암기 지식이 많은 사람, 그걸 증빙해주는 소위 명문대 졸업장을 가진 사람이 유리한데, 이제 '지식'이나 '근면' 등 인간적 능력으로 하는 일은 점점 가치가 작아진다. AI에 의해 대체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엔 방식이 정해진 일들은 자동화 물결에 사라질 것이다."

    ―AI 시대에 필요한 능력이 뭔가.

    "미래에는 세상의 문제들을 포착하고, 풀어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직업만이 살아남는다. 지금처럼 개개인이 가진 암기 지식의 양은 별 의미가 없어진다."

    ―그럼 지금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

    "국·영·수 선행 학습을 시킬 게 아니라 협동과 적응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미래 인류는 다양한 구성원이 협동하고 집단 지성을 추구하며 살아갈 것이다. 협력하고 공감할 줄 아는 인성을 갖춘 인재가 필요해진다. 또 우리 아이들 세대는 앞으로 100살을 살면서 평생 자신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1차, 2차, 3차, 4차 산업혁명 사이의 기간은 점점 짧아져 몇십년 후 또 어떤 대변혁이 찾아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때 필요한 게 적응력이다. 변화에 적응하고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

    ―부모들은 학원 안 보내면 불안할 텐데.

    "오히려 지금 우리가 수십만명의 대졸 러다이트(luddite·산업혁명 시대 기계화에 반대한 영국 노동자들)를 양산하고 있는 게 아닌지 불안하다. 뭔가 잔뜩 배워놓긴 했는데 막상 자기 시대에 쓸모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학부모들은 지금부터라도 '내 아이는 뭘 좋아하지? 뭘 잘하지?'를 파악하고 개성과 창의성을 키워줘야 한다. 누구에게나 적성에 맞는 일,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있는 법이다."

    ―부모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지나친 사교육은 미래뿐 아니라 현재에도 큰 불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부모는 매달 수십만~수백만원을 사교육에 쓰고 아이 성적이 오르길 바란다. 부모·자식 간 채무 관계를 형성하는 꼴이다. 부모는 돈을 썼는데 정작 아이는 그만큼 '실적'이 나지 않아 속상하고 부모 얼굴을 볼 낯이 없다고 한다. 결국 서로 대화하지 않고 오해와 불신이 깊어지는 것이다. 미래를 준비하려면 우선 현재를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 "


    기고자 : 박승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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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교육을 다시 생각한다] (1) 석학들이 내다본 4차혁명시대

    유발 하라리('사피엔스' 저자) "학교 교육 90%, 30년 뒤엔 쓸모없어"
      곽수근


      발행일 : 2017.03.16 / 사회 A1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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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이사회에 인공지능(AI) 이사가 등장한다' '인체에 삽입하는 전화기를 사용한다' '감사 업무의 30%를 인공지능이 담당한다'….

      지난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올해 중학교 3학년생이 대학을 졸업하는 오는 2025년 이 같은 티핑포인트(사회적 조류가 바뀌는 순간)가 나타날 것으로 예견했다. 이 포럼은 "인공지능이 기존 지식과 직업 체계를 뿌리부터 뒤바꿀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을 세계적 화두로 끌어올렸다.

      예컨대 2020년까지 세계 주요 국가에서 710만명이 인공지능에 밀려 일자리를 잃는 대신 200만명은 새로 생기는 일자리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때문에 인간의 일자리 510만개가 수년 안에 사라지는 셈이다. 앞서 미 노동부도 현 초등학생 가운데 지금 존재하는 직업을 대학 졸업 후 가질 가능성이 40%가 채 안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 직업의 60% 이상은 10년 안에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 특히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한국이 2025년이면 제조업 노동력의 40%를 로봇으로 대체하고, 인건비도 33%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각국 예상 대체율 평균(25%)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교육 분야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스라엘 히브리대 역사학과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는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의 80~90%는 아이들이 40대가 됐을 때 별로 필요 없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지금 학교에서 가르치는 대부분의 내용은 2050년엔 쓸모가 없어진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인공지능으로 세상이 혁명적으로 바뀔 텐데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그에 대비한 교육을 전혀 못 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인터넷 연구소 최고 자문역이자 30년 동안 전문직의 미래를 연구해온 리처드 서스킨드는 변호사, 의사, 회계사, 약사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전문직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범호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법조인·의료인 등 전문직이 되기 위해 사교육에 온갖 자원을 투입하는 현상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엔 고스란히 사회적 낭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교육 개편 논의와 함께 학부모들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래픽] 해외 석학들이 전망하는 AI 시대 일자리와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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