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우금리]/ 5. 전원주택

[스크랩]환상의 섬,제주에서도 시골에 농가를 개조한 아담한집

양선재 2018. 1. 29. 20:40



환상의 섬,제주에서도 시골에 농가를 개조한 아담한집|▦▶전원생활정보

보물창고. | 조회 581 |추천 3 |2017.12.11. 08:25 http://cafe.daum.net/tozisarang/JFgx/3068 


 

환상의 섬,제주에서도 시골에 농가를 개조한 아담한집

CAFE & HOUSE ‘하루하나’는 제주에서도 아주 시골이라는 애월읍 장전리의 농가를 개조한 아담한 카페. 일본어로 ‘봄(はる)의 꽃(はな)’을 뜻하는 이름의 카페는 화사한 외관이 늘 따뜻하고 싱그러운 제주를 닮았다.

취재 정사은, 조고은 사진 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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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앞마당에서는 부부가 직접 기획한 아트마켓 ‘반짝반짝 착한 가게’가 열리기도 한다. 건강한 먹거리나 핸드메이드 소품과 액세서리 등이 직거래 되고, 간간이 공연도 곁들여진다.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정직한 거래를 기본으로 또 하나의 문화의 장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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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귤창고를 직접 리모델링한 카페 내부에 부부가 서울에서 가지고 있던 가구와 소품들을 그대로 옮겨 왔다. 테이블, 의자, 조명 하나까지 모두 직접 사용하던 것들이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제주도 이민’ 열풍이 불고 있다. 제주 곳곳에서 농가를 개조한 게스트하우스나 카페를 운영하는 청년 혹은 젊은 부부, 가족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카페 하루하나의 주인 임휘, 김수연 씨 부부는 이들의 선배격으로, 제주 귀촌이 아직 낯설고 어려울 때 용감하게 제주살이를 선택한 가족이다. 첫째 딸 효엘이가 100일 되던 날 제주로 내려온 그들은 집과 카페를 리모델링하고, 몇 해 전 카페를 오픈했다.

이곳에 자리 잡기 전에도 부부는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서 ‘카페 하루하나’를 운영했다. 연극, 뮤지컬 등의 문화가 가득한 그 곳에서 언젠가 1층에는 카페, 2층엔 게스트하우스, 3층엔 살림집을 꾸리는 것이 두 사람이 늘상 이야기하는 꿈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휘 씨는 문득 ‘꼭 서울이 아니라면 지금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이나 여행으로 자주 드나들었던 매력적인 섬, 제주에서라면 미래의 일로만 여겼던 것들을 지금 도 충분히 실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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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부터 시골 외할머니댁에 자주 머물렀던 그는 자라면서 늘 시골생활을 꿈꿨다. 결혼 전부터 수연 씨에게 ‘대관령에서 목장을 하며 살고 싶으니, 나는 그림 그리고 애들이 뛰어놀면 당신은 옆에서 소젖을 짜라’며 농담을 하곤 했다. 하지만 수연 씨는 그림책으로 나비를 배우고 아스팔트 위에서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자란 전형적인 도시 사람이었다. 시골 생활은 생각해본 적도 없던 그녀는 남편이 제주도로 가자는 이야기를 처음 꺼냈을 때, 놀라서 펄쩍 뛰었다고 한다. 하지만 뱃속에 딸 효엘이가 생긴 후, 그녀의 마음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어릴 적 지리산에서 잠깐 지낸 적이 있는데, 그때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재밌고 흥미진진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요. 내 아이들에게도 어려서부터 자연과 감성을 불어 넣어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휘 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혼자 3~4일씩 내려와 제주의 땅과 농가를 알아보고 다녔다. 아내와 효엘이를 데리고 완전히 제주로 내려와서는 짐을 이삿짐센터에 맡기고 펜션을 3개월 장기 임대했다. 처음 한 달은 펜션에서 지내며 제주를 좀 더 둘러보고 살 곳을 정한 후, 나머지 두 달 동안 살림집을 고쳐 들어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제주에 정착하는 일이 계획처럼 순조롭지는 않았다.
“집과 땅을 계약했는데, 살고 계시던 할머니가 집을 비워주시지 않더라고요. 아직 갈 곳을 준비하는 중이라며(웃음). 도시 같으면 바로 ‘당신 계약 위반이야! ’라고 내쫓을 상황이지만, 그분도 이 동네 사람인데 어울려 살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마냥 기다렸죠.”
집 문제가 해결되고 나니, 이번엔 행정적 문제가 터졌다. 살림집으로 삼을 농가 일부가 옆집 땅 위에 걸쳐 있어 건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발에 땀 나도록 시청에 드나들며 각종 서류도 준비하고 측량도 다시 했지만, 돌아오는 건 여전히 ‘철거하라’는 대답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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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곁의 아담한 노란색 집은 가족의 살림집이다. 아직 손볼 곳이 남았지만, 직접 디자인해 만든 싱크대와 세심하게 신경 쓴 조명, 계절마다 어울리는 패브릭으로 꾸미는 거실 등 부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큰 창으로 자연을 보며 각종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거실은 아이들을 위한 또 하나의 놀이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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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로 개조하기 전 감귤창고의 모습. 마당에는 전에 살던 할머니가 심어놓은 감자, 콩, 깨 등의 작물과 비닐하우스가 있었다. 지금은 허브를 심고 초록 잔디를 깔아 효엘이가 마음껏 뛰어노는 카페 앞마당이 됐다.

 

“아무도 해결할 방법은 알려주지 않고 안 된다는 얘기만 했죠. 참다 참다 결국 아이까지 안고 온 가족이 시청에 출동했어요.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에 저는 소리 지르고 효엘이 엄마는 울고 했더니, 그제야 심각성을 깨닫고 해결책을 내어 놓더라고요.”
알고 보니 담당부서간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생긴 일이었다. 제주도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했다. 특히 오래된 농가는 옆집 땅을 침범한 것을 지적도 상으로도 알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제주 이주민들을 위한 기관이 따로 있지만, 그땐 일일이 묻고 찾아보는 수밖에 없었다. 행정적 문제가 해결되고도 남은 난관은 또 있었다. 느긋한 성향의 제주도 인부들은 공사 중에도 비가 오거나 개인적인 사정이 생기면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자꾸만 늦어지다 보니 시간은 애초에 계획했던 3개월을 훌쩍 넘겨 6개월이 지나 있었다. “갓 백일 넘은 효엘이를 데리고 펜션에서 6개월 동안 지내야 했는데, 왠지 여행 온 기분도 나고 재밌었어요. 비슷한 시기에 제주에 와서 친해진 친구들과 지금도 자주 만나는데, 모일 때마다 ‘우리끼리 책 쓰면 열 권은 나오겠다’며 우스갯소리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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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칠하고 꾸민 카페 내부에는 부부의 손때가 묻은 물건이 많다. 카페 한쪽에 자리 잡은 피아노는 성악을 전공한 수연 씨가 어릴 적부터 연주하던 것. 그 위의 화병들도 모두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들이다.


무사히 살림집에 들어간 후, 짬날 때마다 감귤창고를 고쳐 카페 하루하나를 오픈하고 1년 반이 흐른 지금까지 꽤 많은 것이 변했다. 그 사이 아들 나엘이가 태어났고, 효엘이는 처음 제주에 올 때의 바람처럼 마당에서 뛰어놀기 좋아하고 공벌레(쥐며느리)를 가장 좋아하는 아이가 되었다. 출퇴근하느라 아내와 아이를 볼 틈도 없었던 휘 씨는 이제 온종일 가족의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기쁘고 감사하다. 수연 씨도 이곳에서 점차 변화하는 자신을 느끼고 있다. “처음엔 서울에 가면 꼭 대형할인매장에 들러 이것저것 쟁여두기 바빴는데, 지금은 보기만 하고 빈 손으로 와요. 제가 그동안 과한 소비 환경에서 살았구나 싶더라고요. 아, 효엘이는 몇 달 전에야 아파트와 놀이터가 뭔지 알게 됐어요. 요즘은 청개구리는 기본이고 도마뱀까지 손으로 덥석 잡는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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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의 삶이 겉보기엔 여유롭고 멋져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그것은 환경이나 경제적 이유보다 넉넉해진 마음에서 오는 것들이다. 마당과 데크 관리, 카페의 소품들을 정리·청소하고 예쁜 모습을 유지하는 일 등 이곳의 일상은 바쁘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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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와 마당은 효엘이의 놀이터다. 임휘, 김수연 씨 부부와 효엘이, 나엘이 가족의 단란한 모습

누구나 살고 싶은 곳에서 살 권리가 있지만 대부분 직장, 학교 등에 매여 있어 자신이 살 곳을 직접 결정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러고 보면 상권 좋은 곳의 카페를 정리하고 일찌감치 제주에서의 삶을 택한 임휘, 김수연 씨 부부는 참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덕분에 이들은 아이들과의 소중한 추억, 자연에서의 건강한 삶, 그리고 따뜻한 이웃들을 얻었다. “삶이라는 게 어떤 룰을 정해놓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살다가 변하는 상황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현재와 자연을 마음껏 누리면서 딱 지금처럼만 살았으면 좋겠어요.” 거창하고 여유 있는 삶을 기대했다가 금세 육지로 돌아가고 마는 제주 이민자들이 늘 안타깝다는 그들. 막상 맞닥뜨린 제주도는 육지에서 상상했던 ‘환상의 섬’은 아니었지만, 이곳에서 정직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일상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작은 것에 감사하며 소탈하게 웃는 임휘, 김수연 씨 부부와 아이들의 모습이 제주의 풍경 안에 살포시 녹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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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섬,제주에서도 시골에 농가를 개조한 아담한집

CAFE & HOUSE ‘하루하나’는 제주에서도 아주 시골이라는 애월읍 장전리의 농가를 개조한 아담한 카페. 일본어로 ‘봄(はる)의 꽃(はな)’을 뜻하는 이름의 카페는 화사한 외관이 늘 따뜻하고 싱그러운 제주를 닮았다.

취재 정사은, 조고은 사진 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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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앞마당에서는 부부가 직접 기획한 아트마켓 ‘반짝반짝 착한 가게’가 열리기도 한다. 건강한 먹거리나 핸드메이드 소품과 액세서리 등이 직거래 되고, 간간이 공연도 곁들여진다.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정직한 거래를 기본으로 또 하나의 문화의 장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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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귤창고를 직접 리모델링한 카페 내부에 부부가 서울에서 가지고 있던 가구와 소품들을 그대로 옮겨 왔다. 테이블, 의자, 조명 하나까지 모두 직접 사용하던 것들이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제주도 이민’ 열풍이 불고 있다. 제주 곳곳에서 농가를 개조한 게스트하우스나 카페를 운영하는 청년 혹은 젊은 부부, 가족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카페 하루하나의 주인 임휘, 김수연 씨 부부는 이들의 선배격으로, 제주 귀촌이 아직 낯설고 어려울 때 용감하게 제주살이를 선택한 가족이다. 첫째 딸 효엘이가 100일 되던 날 제주로 내려온 그들은 집과 카페를 리모델링하고, 몇 해 전 카페를 오픈했다.

이곳에 자리 잡기 전에도 부부는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서 ‘카페 하루하나’를 운영했다. 연극, 뮤지컬 등의 문화가 가득한 그 곳에서 언젠가 1층에는 카페, 2층엔 게스트하우스, 3층엔 살림집을 꾸리는 것이 두 사람이 늘상 이야기하는 꿈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휘 씨는 문득 ‘꼭 서울이 아니라면 지금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이나 여행으로 자주 드나들었던 매력적인 섬, 제주에서라면 미래의 일로만 여겼던 것들을 지금 도 충분히 실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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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부터 시골 외할머니댁에 자주 머물렀던 그는 자라면서 늘 시골생활을 꿈꿨다. 결혼 전부터 수연 씨에게 ‘대관령에서 목장을 하며 살고 싶으니, 나는 그림 그리고 애들이 뛰어놀면 당신은 옆에서 소젖을 짜라’며 농담을 하곤 했다. 하지만 수연 씨는 그림책으로 나비를 배우고 아스팔트 위에서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자란 전형적인 도시 사람이었다. 시골 생활은 생각해본 적도 없던 그녀는 남편이 제주도로 가자는 이야기를 처음 꺼냈을 때, 놀라서 펄쩍 뛰었다고 한다. 하지만 뱃속에 딸 효엘이가 생긴 후, 그녀의 마음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어릴 적 지리산에서 잠깐 지낸 적이 있는데, 그때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재밌고 흥미진진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요. 내 아이들에게도 어려서부터 자연과 감성을 불어 넣어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휘 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혼자 3~4일씩 내려와 제주의 땅과 농가를 알아보고 다녔다. 아내와 효엘이를 데리고 완전히 제주로 내려와서는 짐을 이삿짐센터에 맡기고 펜션을 3개월 장기 임대했다. 처음 한 달은 펜션에서 지내며 제주를 좀 더 둘러보고 살 곳을 정한 후, 나머지 두 달 동안 살림집을 고쳐 들어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제주에 정착하는 일이 계획처럼 순조롭지는 않았다.
“집과 땅을 계약했는데, 살고 계시던 할머니가 집을 비워주시지 않더라고요. 아직 갈 곳을 준비하는 중이라며(웃음). 도시 같으면 바로 ‘당신 계약 위반이야! ’라고 내쫓을 상황이지만, 그분도 이 동네 사람인데 어울려 살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마냥 기다렸죠.”
집 문제가 해결되고 나니, 이번엔 행정적 문제가 터졌다. 살림집으로 삼을 농가 일부가 옆집 땅 위에 걸쳐 있어 건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발에 땀 나도록 시청에 드나들며 각종 서류도 준비하고 측량도 다시 했지만, 돌아오는 건 여전히 ‘철거하라’는 대답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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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곁의 아담한 노란색 집은 가족의 살림집이다. 아직 손볼 곳이 남았지만, 직접 디자인해 만든 싱크대와 세심하게 신경 쓴 조명, 계절마다 어울리는 패브릭으로 꾸미는 거실 등 부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큰 창으로 자연을 보며 각종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거실은 아이들을 위한 또 하나의 놀이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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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로 개조하기 전 감귤창고의 모습. 마당에는 전에 살던 할머니가 심어놓은 감자, 콩, 깨 등의 작물과 비닐하우스가 있었다. 지금은 허브를 심고 초록 잔디를 깔아 효엘이가 마음껏 뛰어노는 카페 앞마당이 됐다.

 

“아무도 해결할 방법은 알려주지 않고 안 된다는 얘기만 했죠. 참다 참다 결국 아이까지 안고 온 가족이 시청에 출동했어요.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에 저는 소리 지르고 효엘이 엄마는 울고 했더니, 그제야 심각성을 깨닫고 해결책을 내어 놓더라고요.”
알고 보니 담당부서간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생긴 일이었다. 제주도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했다. 특히 오래된 농가는 옆집 땅을 침범한 것을 지적도 상으로도 알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제주 이주민들을 위한 기관이 따로 있지만, 그땐 일일이 묻고 찾아보는 수밖에 없었다. 행정적 문제가 해결되고도 남은 난관은 또 있었다. 느긋한 성향의 제주도 인부들은 공사 중에도 비가 오거나 개인적인 사정이 생기면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자꾸만 늦어지다 보니 시간은 애초에 계획했던 3개월을 훌쩍 넘겨 6개월이 지나 있었다. “갓 백일 넘은 효엘이를 데리고 펜션에서 6개월 동안 지내야 했는데, 왠지 여행 온 기분도 나고 재밌었어요. 비슷한 시기에 제주에 와서 친해진 친구들과 지금도 자주 만나는데, 모일 때마다 ‘우리끼리 책 쓰면 열 권은 나오겠다’며 우스갯소리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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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칠하고 꾸민 카페 내부에는 부부의 손때가 묻은 물건이 많다. 카페 한쪽에 자리 잡은 피아노는 성악을 전공한 수연 씨가 어릴 적부터 연주하던 것. 그 위의 화병들도 모두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들이다.


무사히 살림집에 들어간 후, 짬날 때마다 감귤창고를 고쳐 카페 하루하나를 오픈하고 1년 반이 흐른 지금까지 꽤 많은 것이 변했다. 그 사이 아들 나엘이가 태어났고, 효엘이는 처음 제주에 올 때의 바람처럼 마당에서 뛰어놀기 좋아하고 공벌레(쥐며느리)를 가장 좋아하는 아이가 되었다. 출퇴근하느라 아내와 아이를 볼 틈도 없었던 휘 씨는 이제 온종일 가족의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기쁘고 감사하다. 수연 씨도 이곳에서 점차 변화하는 자신을 느끼고 있다. “처음엔 서울에 가면 꼭 대형할인매장에 들러 이것저것 쟁여두기 바빴는데, 지금은 보기만 하고 빈 손으로 와요. 제가 그동안 과한 소비 환경에서 살았구나 싶더라고요. 아, 효엘이는 몇 달 전에야 아파트와 놀이터가 뭔지 알게 됐어요. 요즘은 청개구리는 기본이고 도마뱀까지 손으로 덥석 잡는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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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와 마당은 효엘이의 놀이터다. 임휘, 김수연 씨 부부와 효엘이, 나엘이 가족의 단란한 모습

누구나 살고 싶은 곳에서 살 권리가 있지만 대부분 직장, 학교 등에 매여 있어 자신이 살 곳을 직접 결정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러고 보면 상권 좋은 곳의 카페를 정리하고 일찌감치 제주에서의 삶을 택한 임휘, 김수연 씨 부부는 참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덕분에 이들은 아이들과의 소중한 추억, 자연에서의 건강한 삶, 그리고 따뜻한 이웃들을 얻었다. “삶이라는 게 어떤 룰을 정해놓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살다가 변하는 상황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현재와 자연을 마음껏 누리면서 딱 지금처럼만 살았으면 좋겠어요.” 거창하고 여유 있는 삶을 기대했다가 금세 육지로 돌아가고 마는 제주 이민자들이 늘 안타깝다는 그들. 막상 맞닥뜨린 제주도는 육지에서 상상했던 ‘환상의 섬’은 아니었지만, 이곳에서 정직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일상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작은 것에 감사하며 소탈하게 웃는 임휘, 김수연 씨 부부와 아이들의 모습이 제주의 풍경 안에 살포시 녹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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