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섬기는교회]/ 가정[부부-자녀-돌봄]

훈련병 진우

양선재 2016. 3. 10. 14:45

0중대 0소대 0생활관 000번 훈련병 진우|          | 조회 15 |추천 0 |2016.03.10. 09:25 http://cafe.daum.net/CJshingyo/NEdz/19898         

꽃샘추위로 공기가 차다
광주도 조금 춥지?
엄마가 매일 바쁘다. 외할머니가 요양원 옮기는게 마치 학생이 다른곳에 전학간것처럼 생뚱맞고 낯설어해서
내가 매일 가거든

그제는 중식이 엄마가 다육이 화분을 길러줘서 찾으러 갔었어
중식이는 전라남도 완도에 있대
레이다병이래 8월에 제대한대
이 아파트에 너보다 일찍 교육받으러 간 아이가 있더구나
대전에 있는 부대로 배정받았대
너도 다음주면 정해지겠다
본인의 희망을 묻는다고 하더라

난 시간이 너무 빨리가는데
넌 아마 더디게 간다고 느낄거야

할머니 생신때 삼촌이 아빠한테 할아버지가 자기를 의지하고 있으니까
아빠더러 출장나왔다고 하면서 서너달에 한번씩만 가는게 어떠냐고 하더라
삼촌이 할아버지를 겪어보니까 너무 힘든걸 느끼다보니까
형이 안됐거든
그자리에서 그러더라 고모들한테
난 아버지도 소중하지만 형도 소중하다고

엄마는 그말 들으면서 눈물이 나려고 하더라
삼촌이 우리맘을 알게된것같아서
아빠가 지난 토욜에 할아버지 보고왔어
할아버지가 아빠를 병적으로 의존하는게 있어서
하나님께서 그걸 끊게하시려는것 같애
아빠도 맘이 약해서 못끊잖아

엄마아빤 10시면 잔다
늦게 들어올사람도 없고
밤이면 조용하게 잠자기 좋아
다들 우리를 부러워한다
신혼부부라고ㅎㅎ
집도 새로 고치고 신혼이다

많이 무료하지?
네가 성경책 읽는다고 했지
네가 그말하니까 생각나더라
김진홍 목사님이 좁은 감옥에서
성경을 읽으면서 많이 깨달으셨다고 하시더라

네가 절박할땐 말씀이 들오게 된다
사람은 자신의 힘으로 버틸땐 하니님이 그사람의 삶에 개입을 안하시지
하나님은 마음의 문을 여는자에게 들어오시지
억지로 들오시지 않거든
신사적이시지 인격적이고

하나님을 관념화하지말고
너의 삶속에 개입하실 수 있는 하나님으로 받아들이고 대화하고 요청하고
육신의 아빠가 못하는 일을 능히 도우시지

네아빠도 할아버지보다는
하나님이 아버지가 되주셔서
지금의 모습이 된거지

진우 넌 육신의 아빠도있고
하나님 아빠도 있고
든든해 두려워하지말고
주님을 믿어라 네 힘과 생각을 믿지말고
보고싶다. 맛있는 과일 두루두루 싸갈께
잘지내라
너를 이세상에서 젤 사랑하는 엄마가


진우 훈련병 누나 정은 | 조회 6 |추천 0 |2016.03.07. 23:26 http://cafe.daum.net/CJshingyo/NEdz/19422         

진우야 정은누나야!!
편지가 늦어도 정말 한~~~참 늦었지? 누나의 실천이 부족한 사랑에 정말 미안하다..
훈련병생활은 어때? 고된 시간도 시간이지만.. 그래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배우는 것도 많을 것 같네,
규칙적인 생활로 살도 올랐다고 하니 정말 반가운 소식이야!!ㅎ 군대가면 마른 사람은 살이 오르고 살찐 사람은 살이 빠지더라 :)
누나는 지금 공연 마치고 퇴근길이야 바쁜 일상을 조금 더 정돈해서 살고 싶은데 마음은 간절하게 원한다지만 상황이 뜻대로 안되네,, 모쪼록 이런 환경에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나의 부르심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있어,

훈련소에서 책도 볼 수 있다고 들었어, 혹시 신영복 교수님의 책도 있는지? 없으면 하나 보내줄까?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란 책이 유명한데 오랜기간 옥생활하시면서 생각하신 글이라서 워낙 유명하더라고, 나도 읽어보려하는데 혹시 너도 필요하면 얘기해 ㅎ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고 보고싶다, 사진은 아주 잘 보고있어! 즐거워보이더구만 ㅎㅎ 암튼 고된시간을 잘 견디고 있는 너가 정말이지 대견하다!!ㅎ 애기땐 걸을 수 있을지도 걱정됐었는데 군대를 가다니 정말 놀라워!!
아무튼 또 편지할게, 힘든일을 만날때 한숨 고르고 기도하고, 힘을내!!
사랑해~~~!!

정은누나가


진우훈련병          | 조회 14 |추천 0 |2016.03.07. 22:18 http://cafe.daum.net/CJshingyo/NEdz/19402 

사랑하는 진우야

 아빠다. 네가 쓴 편지 잘 읽었다. 밤에 잠자리가 보일러 옆이라 덮다니 좀 그러네. 추위 타는 훈련병과 잠자리 바꾸면 좋으련만.

어제 주일 전화온 것이 혹시 진우가 포상전화한 거니? 암튼 전화해줘서 엄청 기쁘고 고마웠어. 밤에 잠을 잘 자는 것도 훈련이라고 생각하렴. 아빠가 불침번 설 때 한번은 중대장께서 순시를 돌다가 내게 오셨어. 난 가만 있었어. 그랬더니 가만 있으면 안되고 누군지 신원 확인도 하고 암호도 묻고 출입문을 꼭 막아야 한다고 친절하게 가르쳐주시더구나. 참 고마운 생각이 들었어.

 진우야, 우리는 간사해서 조금만 편해지면 나태해지고 말지. 육체가 편한대로 마음의 욕구가 원하는대로 행동하려는 유혹을 받거든. 그러다가 어려움이 닥치면 뿌리가 깊게 내리지 못한 나무처럼, 혹은 바람에 날리는 겨와 같이 쓰러지거나 이리저리 흔들리며 삶의 의미를 잃은 채 아무렇게나 살기 쉽거든.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 아니 시간을 내서 기회를 만들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마음의 훈련을 해야 해. 정신력을 기르는거지. 어떤 환경,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며  자기 다움을 간직하는거야.

'나는 소중한 존재다. 나는 개성이 있는 멋진 놈이다. 난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가족도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이런 자존감을 가지고 동료들과 더불어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진우야

 귀찮이스트는 정말 해로운거란다. 귀찮다고 생각하면 짜증이 나고 그러면 두뇌에 안좋은 영향을 줘서 성과가 오르질 않아. 어떤 것이든 도전해보고 배워보고 익혀보고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적극적으로 생각하면 거기서 의미를 찾고 긍정적이 되고 감사하게 될꺼야. 아빠가 너무 훈화하듯이 말해서 미안하네. 쓰다보니 내가 교사라서 어쩔 수 없나보다.

 아빠는 신학초에서 이제 일주일을 근무했는데 직원들이 참 착해서 아빠 마음이 아주 편하단다.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했어. 그런데 바퀴에서 바람이 빠져서 퇴근할 때 자전거포에 들렸는데 대만제 자전거라 바람 넣는 장치가 안맞더라. 자전거포 주인이 어댑터를 사야한다고 해서 3천원 주고 사가지고 바람을 넣었어. 근데 그 주인이 좀더 친절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더라. 대만에선 참 친절한 사람들을 보다가 여기선 주위 사람들이 왜 그렇게 퉁명스럽고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하는지 참 안타까워.  

 어쨋든 아빠는 대만에 가기 전의 생활로 돌아가서 약수터에서 물 받아 오고, 학교 출퇴근하고, 오디오로 음악듣고 하니까 기분이 좀 이상해. 대만 가기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확실히 달라졌어. 그게 뭔지는 딱 짚어 말하기 어렵지만...예를 들면 TV를 아예 보질 않아. 그리고 서재의 책을 하루에 서너권씩 읽고 읽은 책은 처분해 버리고 있어. 교회에선 점심 먹고 스트레칭을 내가 안내해서 함께 하고 있어, 학교에서도 여유가 생기고 웬만한 것은 신경도 안쓰이고 하찮게 여겨져. 신기하지?

 진짜 소중한  것은 지금, 여기서 내 주위 사람들과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는거야.  지금 진우가 있는 곳에서 진우 자신과 훈련병들과 조교 및 장교님들과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잘해보려는 마음가짐이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우야 그럼 이만 줄일께. 안녕! 샬롬~~

사랑하는 아빠가 - 실명: 허인수 -

 

진우 모현은숙 | 조회 24 |추천 0 |2016.03.12. 20:55 http://cafe.daum.net/CJshingyo/NEdz/20424         

내일까지 꽃샘추위라고 하네
대만에서 지내다가 여기오니까 춥고 소화도 덜된다
담주엔 풀린다고 하니까 봄을 기다려야지

오늘은 미아cgv에서 조조9시 10분에
시인 윤동주의 삶을 영화로 만든 동주라는 영화를 누나들이랑 아빠랑 같이 감상하고 마지막에 다 울었다

시인이 일본사람들에 의해 괴롬 당하다가 감옥에서 죽게되
너무 가슴이 아리고 눈물이 나오더구나

이사람이 쓴 시를 하나 써줄께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우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1941년 9월 31일

1945년도에 형무소에서 죽었어
29살에
정은이 누나가 가슴하파하면서 그러더라 그래도 신앙이 잇었기에 다행이라고
너도 같이 봤으면 좋았겠다 했어

시은이 누나는 만3살 아이들25명을 맡아가지고 고생하고 있어
힘들대 아이들이 어려서
차츰 좋아지겟지
집에와서 밥먹고 자다가 갔어
외할머니 보고
잘지내라 또 쓸께


 훈련병 진우           

훈련병가족기둥 | 조회 0 |추천 0 |2016.03.16. 13:36 http://cafe.daum.net/CJshingyo/NEdz/21112 

사랑하는 아들 진우 훈련병에게

 네가 손으로 쓴 편지 보았어. 부분 부분 무슨 뜻인지 모를 단어들이 있었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생활관에서 잘 때마다 재미있나보구나. 살이 쪘다니 보기 좋겠네. 고기가 먹고싶은가보구나. 24일 양껏 먹자. 24일 11시 30분까지 갈텐데 친구가 연락오면 같이 갈께.

어제까지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끝났어. 이세돌은 1번 이기고 4번 졌지. 이를 계기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

인공지능 로봇으로 인해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겠지만 응급구조나 소방 관련 직업은 로봇이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군에 속한다니 다행이지? 자대배치 발표가 며칠 안남았네. 어디에 배치되든 그곳에서 열심히 근무하면 나라에 충성하는 것이 되겠지.  

 아빠는 지난 토요일 저녁에 모임 회원들과 함께 세종문화회관에서 뮤지컬 아마데우스를 감상했어. 프랑스 오리지널 팀이 와서 하는 공연이었는데 한글 번역이 앞좌석 등받이에 있는 액정 화면에 떠서 감상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어. 모자르트가 귀족이 요구하는대로 따르기 보다는 자기가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작곡 활동을 하고 싶어하는 것이 주요 포인트였어. 군에서 복무할 때는 상관의 명령과 군대의 규율을 엄격히 따르는 것이 중요하고, 앞으로 대학 졸업해서 직장에 들어가면 거기서도 직장의 규칙을 따라야 하겠지. 아빠 역시 공무원으로서 복무 규정을 충실히 준수하고 있어. 하지만 근무 시간이 아닐 때는  자유로운 삶을 사는 것이 당연하지. 한편 직장에서도 높은 지위로 올라갈수록 의사결정할 때 자유의 폭이 넓어지는 편이야. 같은 직종의 일을 하더라도 보다 자기의 창의성을 발휘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해볼 수 있는거지. 물론 그에 다른 책임은 본이이 져야하겠지.

 네 편지에 화생방 하다가 힘들었다고 했는데 그런 힘든 훈련을 받아야 실제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거지. 특히 진우는 나중에 혹시 소방관을 한다면 이런 화생방 훈련과 비슷한 상황을 많이 겪을 수도 있을 것 같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렴. 복면가왕이 궁금한가보구나. 친구가 답해주면 좋을텐데 아빤 요즘 TV를 보지 않아서 답을 못해주는데 인터넷으로 검색해볼께. 아빠 학교(서울신학초)엔 매화꽃이 폈다. 아래 사진은 다른 꽃인데 예뻐서 보낸다. 그럼 진우야 훈련중에 아래 꽃처럼 활짝 웃으며 행복하기 바란다. 샬롬! 아빠가